스타벅스 텀블러 환경오염 지적도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시 보증금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4일 한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공병, 타이어, 건전지, 형광등 등은 재활용을 생산자가 책임지지만 일회용컵만 소비자가 재활용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자원재활용법엔 제조업자나 수입업자가 제품 포장지로 발생한 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해야 한다고 규정돼있다"라면서 "그런데도 일회용컵은 보증금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보증금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환경부가 제주와 세종 행정복합도시에서 12월 2일 시행하기로 한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전국 카페 등 식음료 프랜차이즈 가맹점 3만8000곳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받으려면 보증금 300원을 음료값과 함께 결제하고 나중에 컵을 반납하면 돌려받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정작 보증금 부담은 소비자와 가맹점주가 부담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애초 6월 10일 전국에서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가맹점주들 반발에 시행이 유예되고 시행지역도 축소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카페 등에서 사용되는 일회용컵 대부분의 재활용이 불가능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현재 스타벅스, 이디야는 페트(PET) 소재를 활용하고 있지만 공차는 PP 소재를 활용해 일회용컵 재질이 통일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윤건영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플라스틱의 경우 여러 재질이 혼합될 경우 재활용이 잘 안되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수거해가도 플라스틱이 매립·소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런 부분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표준컵을 도입하면 교차반납 등 문제가 해결되는데 환경부가 손 놓고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합성수지 일회용컵은 로고 등이 인쇄돼 있으면 재활용 할 수 없다. 또 종이 일회용컵 역시 일정 크기 이상이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환경부는 '표준컵' 기준에 합성수지 일회용컵은 '인쇄 금지', 종이 일회용컵은 '표면적 15% 이상 인쇄 금지'라고 규정할 방침이다.
윤 의원은 환경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위한 컵 무인회수기를 KTX역 등 공공장소 500곳과 보증금제 적용 대상인 매장 1000곳에 설치하기로 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프랜차이즈 등 생산자 편의만 고려하고 소비자 편의는 고려하지 않은 조처라는 것이다.
윤건영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무인회수기가 카페에 설치될 경우 소비자가 음료를 다 마신 후 다시 카페에 방문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오히려 버려지는 일회용컵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앞, 공항 등의 거점에 무인회수기를 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커피전문점 다음으로 일회용컵이 많이 쓰이는 편의점이 일회용컵 보증금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날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대표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에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에게 "환경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제주와 세종에서 우선 시행키로 했는데 두 지역에 스타벅스 매장이 몇 개 안 된다"라면서 "스타벅스가 정부보다 먼저 전국에 (보증금제를) 시도해볼 생각이 없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송 대표는 "2025년까지 전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포했다"면서 "저희(스타벅스의) 다회용컵 제도와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어떻게 병행할 수 있는지 환경부와 같이 검토해보겠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2019년 이후 스타벅스가 판 텀블러가 1125만개가 넘는다면서 이는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스타벅스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텀블러 판매량은 2019년 265만8000개, 2020년 297만7000개, 2021년 303만1000개다. 올해는 9월까지 259만3000개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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