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개국 중 176개국 '미달'...한국은 167위
현행 추세대로면 전세계 국가들의 98%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제때에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미국 예일대 환경법·정책센터와 컬럼비아대 국제지구과학정보센터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환경성과지수'(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EPI) 보고서를 발간했다. 2년마다 공개되는 EPI는 가장 포괄적인 환경분석으로 평가받는다. 환경보건, 생태계활력, 기후정책 등 3개 부문 40개 성과지표를 종합해 0~100점 사이의 척도로 전세계 180개국의 점수를 매긴다.
이번 EPI에는 '2050년 온실가스 예상배출량' 항목이 추가됐다. 2021년 유엔(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가 강조한대로 지구 평균기온이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설정한 인류생존의 마지노선 '1.5°C'를 한참 웃도는 2.7°C를 향해가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한 조처다. 해당 항목은 이산화탄소, 메탄, 불소화합물, 아산화질소 등 4개 주요 온실가스의 예상 증감량 추이를 분석한 결과값으로 2050년 예상치가 탄소중립에 가까울수록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180개국 가운데 종합순위 1위를 차지한 덴마크, 그리고 영국, 보츠와나, 나미비아 등 4개국을 제외한 176개국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전망이다. 2050년 중국의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은 29%로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로 인도(11%), 미국(8%), 러시아(5%)가 순위를 이으면서 4개 국가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위 4개국을 포함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를 차지하게 될 국가들을 '더러운 24개국'으로 지목했다. 해당 목록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늘린 독일은 유럽 내 유일한 국가로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 역시 질소산화물,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 저감 노력이 현저히 뒤처지면서 '2050년 온실가스 예상배출량' 항목에서 167위를 기록하며 주요 환경오염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다만 쓰레기종량제를 통한 재활용률, 수돗물 위생 등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하며 종합 EPI 점수는 46.9점으로 63위를 기록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예일대 환경법·정책센터 다니엘 에스티 센터장은 "주요국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막기 위해 훨씬 더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충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정책결정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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