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의류 알고보니 '발암의류'...美아동용 방수옷 60% 'PFAS' 검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5-09 15:47:30
  • -
  • +
  • 인쇄
베개보호대, 침구 및 가구에서도 PFAS 검출
'에코' '무독성'같은 친환경 제품에서도 검출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동용 방수·오염방지 의복 가운데 약 60%에서 '과불화 화합물'(Polyfluoroalkyls/PFAS)이 검출됐다. 친환경으로 표기된 제품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의 비영리 공중보건단체 사일런트스프링연구소(Silent Spring Institute)는 방수, 오염방지 또는 환경친화로 표기된 아동용 제품 94개를 일제히 점검한 결과, 거의 60%에 달하는 54개 제품에서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PFAS가 검출했다고 밝혔다. '에코'와 '녹색' '무독성'같은 라벨이 부착된 제품도 21개나 됐다.

PFAS 함유량은 '방수' '얼룩방지'라고 표시된 제품에서 가장 높게 검출됐다. 특히 의류, 배게보호대에서 PFAS 수치가 가장 높았다.

과불화 화합물인 폴리플루오로알킬(PFAS) 또는 퍼-플루오로알킬(PFAS, per-fluoroalkyl)은 방수, 오염방지, 내열성 제품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9000가지 이상의 화합물로, 얼룩방지제, 조리기구, 식품포장 및 방수의류 등 수천가지가 넘는 일상용품에 쓰이고 있다.

PFAS는 물과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열에 강한 특징이 있다. 또 자연분해가 되지 않는 특징 때문에 '영원한 화학물질'이라고 불린다. 무엇보다 이 화학물질은 인체에 유입되면 암과 선천성 결함, 간질환, 갑상선 질환, 면역력 저하, 호르몬 교란 등 심각한 건강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위험물질을 의류에 사용하게 되면, 휘발성인 PFAS는 제품에서 분리돼 공기를 통해 체내 흡입될 수 있다. 또 먼지에 달라붙어 섭취되거나 피부를 통해 흡수될 수도 있다.

이번 조사대상 가운데 20개에 가까운 제품에서 PFOA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PFAS가 검출됐다. 유독성 화합물인 PFOA(과불화옥탄산)는 위험성 때문에 규제기관과 업계가 단계적으로 사용을 중단중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정기적으로 검출되고 있다. 연구진은 주로 중국산 제품에서 PFOA가 검출됐다고 보고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로렐 샤이더(Laurel Schaider)는 "이러한 독성 화학물질이 아이들의 몸에 침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샤이더는 "이런 화학물질들은 제품성분에 표기되지 않아 소비자가 PFAS 함유 제품을 피해가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PFAS를 피하려면 얼룩과 함께 사는 생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소비자들이 PFAS 함유 여부를 판단할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PFAS는 얼룩방지 제품에만 필수적으로 쓰이는 게 아니라, 방수제품에도 사용된다. 샤이더는 "PFAS 제품을 피하려고 에코·녹색 라벨 제품을 찾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런 용어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도 없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에도 PFAS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21개 친환경 제품에서 PFAS가 검출됐다.

샤이더는 "친환경 인증기준 및 과정이 개선돼야 한다"면서 "가장 좋은 해결책은 대체할 화학물질이 없는 의료기기 등 필수용도를 제외하곤 PFAS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있으면 좋은 기능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기능은 아니다"면서 "PFAS을 가정에서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과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ESG;스코어] 경기 '1위' 서울 '꼴찌'...온실가스 감축률 '3.6배' 차이

경기도가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률 33.9%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위를 기록한 반면, 서울특별시는 감축률 9.5%에 그치면서 꼴찌를 기록했다.19

기후/환경

+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남극 쿨먼섬 황제펭귄 새끼 70% 사라졌다...왜?

남극 쿨먼섬에 서식하는 황제펭귄 번식지에서 새끼 70%가 사라졌다.극지연구소는 남극 로스해 쿨먼섬에서 황제펭귄 새끼 개체수가 전년에 비해 약 70%

[ESG;스코어] 경기 '1위' 서울 '꼴찌'...온실가스 감축률 '3.6배' 차이

경기도가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률 33.9%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위를 기록한 반면, 서울특별시는 감축률 9.5%에 그치면서 꼴찌를 기록했다.19

"재생에너지 가짜뉴스 검증"…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 출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는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RE:FACT)가 출범했다.에너지전환포럼과 기후미디어허브는 18일 서울 종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