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보존하면 '기후변화 늦춰진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9 19:04:00
  • -
  • +
  • 인쇄
유엔생물다양성 목표가 기후보호에도 긍정적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별개로 다루면 안돼"


지금까지 기후 및 생물다양성 보호조치는 별개로 여겨졌지만,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면 기후변화 완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신윤재 프랑스 국립지속가능한 개발연구소(IRD) 박사가 주도한 연구팀은 차세대 유엔(UN) 생물다양성 목표의 기후보호 기여도를 평가한 결과, 21개 목표 가운데 14개, 즉 3분의2가 기후보호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UN생물다양성 목표는 2030년 이후의 행동목표로, 총 21개 목표를 설정했다. 이 행동목표는 올가을 중국 쿤밍에서 개최 예정인 제2차 유엔생물다양성회의에서 협의 및 채택될 예정이다. 이 목표들은 생물다양성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줄이고, 인간복지를 개선하며, 생물다양성의 보존수단 및 해결책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신윤재 박사는 "생물다양성의 손실을 멈추거나 늦추거나 되돌리는 보존 조치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를 크게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공동저자인 요제프 세텔(Joseph Settele) 독일 헬름홀츠환경연구센터(UFZ) 교수는 "새로운 보호구역의 조성 및 적절한 관리가 탄소포획과 저장을 통해 기후변화를 완화한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계 모든 육지보호구역은 현재 전세계 탄소의 12~16%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저에도 상당량의 탄소가 저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차세대 생물다양성목표 중 대표적으로 황폐화된 숲 생태계나 해안서식지의 최소 20% 복원 목표가 생물다양성과 기후보호에 모두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해안 면적이 작아 전체 탄소포획도가 육지 숲에 비해 낮지만, 해안 식생지역의 단위당 탄소포획도가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법률, 지침 및 공간계획과정에서 생물다양성을 고려하는 것도 산림벌채를 방해해 기후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외 목표로는 도시의 녹색시설 확장 또는 일반대중이 소비를 줄이고 보다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도록 장려하는 홍보활동 등이 있다.

전통농업방식의 모방 또한 생물다양성 보존에 이점이 있다. 조세프 세틀레(Josef Settele) UFZ 연구원은 "전통농업은 광범위한 형태의 농업에 적응한 생물종의 멸종위험을 줄이고 꽃가루 매개자 및 익충의 다양성 보존을 촉진한다"고 했다.

반면 중유럽의 문화경관보존 문제와 같이 기후보호와 생물다양성 보전이 상충되는 목표도 있다. 세틀레 연구원은 "대부분의 토지가 농업에 사용돼 산림 비율이 높지 않고 저장되는 탄소도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를 멈추는 과정에서 자연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며 "타협을 통해 기후변화를 늦추는 동시에 생물다양성을 잃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UN생물다양성협약의 새로운 글로벌 목표 대부분이 이행시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공동저자인 한스-오토 푀르트너(Hans-Otto Pörtner) 헬름홀츠극지해양연구센터(Helmholtz Center for Polar and Marine Research) 기후학자는 "기후문제에 대한 인식이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생물다양성 문제와 별개로 분리돼 다뤄지기도 하며, 자연이 기후문제 해결수단으로 논의될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에 따르면 생태계의 기후변화 완화능력은 과대평가되고 있으며 기후변화가 이러한 생태계의 능력을 손상시키고 있지만, 인간은 여전히 자연이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따라서 화석연료 사용을 지속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푀르트너 교수는 "실상은 그 반대"라며 "화석연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만 자연이 기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2021년 유엔의 발표에 따르면 육지보호구역은 지구 면적의 15.7%, 해양보호구역은 7.7%다. 현재 영국 정부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보호구역을 지구의 30%까지 확장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에 관한 정부간 과학정책 플랫폼(IPBES)의 과학자들이 공동 워크숍 보고서에서 생물다양성과 기후변화 정보를 수집하고 행동방침을 정의해 우선순위를 매겼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생물학(Global Change Bi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두나무, 올해 ESG 캠페인으로 탄소배출 2톤 줄였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올 한해 임직원들이 펼친 ESG 활동으로 약 2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했다고 30일 밝혔다. 두나무 임직원들

올해 국내 발행된 녹색채권 42조원 웃돌듯...역대 최대규모

국내에서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추산된다.30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누적 발행액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5만원 보상? 5000원짜리 마케팅"...쿠팡 보상안에 '부글부글'

쿠팡의 보상안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5만원을 보상하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사실상 5000원짜리 상품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탈팡한 사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3년 더'...최종후보로 '낙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현 회장이 차기회장 최종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앞으로 3년 더 우리금융을 이끌게 됐다.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

쿠팡, 자체 포렌식 사실 경찰에 함구..."허위조작 자료제출시 엄중처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 피의자의 노트북PC를 경찰에 제출하며 자체 포렌식을 한 사실을 함구한 것으로 밝혀졌다.박정보 서울경찰청

기후/환경

+

대만 7.0 강진 이어 페루 6.2 지진...'불의 고리' 또다시 '흔들'

환태평양 지진대 '불의 고리'에서 이틀 연속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7일 대만 이란현 동쪽 해역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한데 이어, 28일 페루 침

[날씨] 하루새 기온 '뚝'...다시 몰려온 '한파'

한파가 물려온 탓에 한반도가 다시 얼어붙었다. 이번 추위는 2026년 새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30일부터 북서쪽에서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찬 공기

내년부터 승용차 교체용 타이어도 '소음등급표시' 의무화

도로 소음을 줄이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승용차의 교체용 타이어도 소음의 정도를 표시하는 '등급표시제'가 의무화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새로

[아듀! 2025] 물난리·불난리...세계가 놀란 '기후재난 8대 뉴스'

올해는 '기후 양극화'가 극명하게 나타난 한해였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물난리를 겪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극단적인 폭염과 가뭄에

올해 국내 발행된 녹색채권 42조원 웃돌듯...역대 최대규모

국내에서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추산된다.30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누적 발행액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