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여대상은 '고위험군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 한정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왔다. 당국은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에 대해 투약을 허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종점검위원회 회의에서 '렉키로나주'를 올 12월 31일까지 임상3상 시험결과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29일 허가신청을 낸지 38일만에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전세계 10여개국에서 1172명의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에 착수했다.
'렉키로나주' 투여대상은 고위험군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에 한정된다. '고위험군'은 60세 이상이거나 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하나 이상을 가진 집단을 말한다. '중등증 환자'는 폐렴의 임상적 증상이 있거나 폐렴이 영상학적으로 관찰된 환자다. 중증 폐렴환자는 제외된다. 허가된 용법·용량에 따르면 이 약은 성인 체중 1㎏당 40㎎을 90분(±15분)간 정맥으로 주사해야 한다.
다만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경증 코로나19 환자에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경증 환자 투여는) 원칙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면서도 "의료진이 임상적 판단에 의해 꼭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사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렉키로나주'를 개발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자, 셀트리온은 2000억원을 투입해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그로부터 1년이 채 안된 기간에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전임상과 임상1·2상을 모두 마치고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회복환자로부터 혈액샘플을 채취한 셀트리온은 4월에 바이러스 감염성을 낮추는 '중화 능력'이 높은 최종 항체 후보군을 확정한 후 세포주 개발에 돌입했다. 개발한 세포주로 동물 대상 효능 및 독성시험을 마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건강한 사람 32명 및 경증 코로나19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임상1상에 착수했다. 9월에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게 '렉키로나주'를 투여하는 임상 2·3상을 동시에 승인받았다. 이후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서 총 3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을 했으며 11월 25일 투약을 완료했다.
식약처도 셀트리온이 품목허가를 신청한지 한달여만에 허가했다. 통상 의약품 허가가 6개월 이상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신속하게 결정한 것이다.
이로써 렉키로나주는 국내 개발 의약품으로는 최초로 허가받은 코로나19 치료제가 됐다. 전세계에서는 일라이릴리, 리제네론 항체치료제에 이어 세번째로 규제당국의 검증을 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다.
셀트리온은 이미 지난해 환자 10만명이 쓸 수 있는 렉키로나주 생산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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