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욜로 케이트 한나롱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로 일상생활 속 긍정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사회혁신리더를 선발해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편집자주]
"깨끗한 공기가 부유층의 특권이 되어선 안됩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태국 '제로웨이스트욜로(Zero Waste Yolo)'의 케이트 한나롱(Kate Hannalong) 대표는 "모든 사람은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라는 현실에 맞서 분투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저품질 플라스틱 재활용'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혁신가로 주목받으며, 아름다운가게의 아시아 뷰티풀펠로우 4기로 선정된 제로웨이스트욜로의 한나롱을 뉴스트리가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태국 첫 업사이클링 사회적 기업
HR컨설팅 회사에 근무하던 한나롱 대표는 4년간 NGO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사회적 비즈니스 모델을 접했다. 전환점은 첫 딸이 외출만 하면 코피를 흘리면서부터다. 원인은 심각한 대기오염이었다.
한나롱 대표가 거주하는 태국 방콕의 외곽, 농카엠(Nong Khaem)구에는 하루 수백톤의 폐기물이 실려온다. 발전소 연료용이다. 그런데 연료로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염된 폐기물까지 들어온다. 발전소 연료로도 사용하지 못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거리에 방치되거나 바다로 흘러들러간다.
태국에서는 연간 약 276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이는 1인당 약 74kg으로 세계 평균의 2배가 넘는다. 이 가운데 30%는 수거조차 되지 않는다. 수거되는 폐기물도 절반가량은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결국 제대로 재활용되는 양은 50만톤에 불과하다. 소각·매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 미세먼지, 메탄가스가 태국의 물과 토양,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나롱 대표는 "당시 미세먼지 수치가 너무 높았는데 이런 환경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두려웠다"고 회상하며 "이대로라면 깨끗한 환경은 부자들만의 특권이 될텐데, 그런 세상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과 상의 끝에, 2018년 부부가 함께 '제로웨이스트욜로'를 설립했다. 당시 태국에는 분리수거 제도조차 없었고, 대부분의 폐기물은 매립되는 실정이었다.
태국은 사회적기업 설립 절차도 까다롭다. 일반 법인으로 1년 이상 운영 후, 정부에 재무제표를 제출해야만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욜로 역시 2018년 창립 후 5년간 경영하다, 2023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했다.
◇ "교육을 통해 사회적 인식개선에 앞장"
제로웨이스트욜로는 저품질 플라스틱에 집중하고 있다. 투명 페트병처럼 고품질 플라스틱은 태국 내에서도 이미 재활용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색이 있는 플라스틱이나 병뚜껑, 혼합 소재 포장재 등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들은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한나롱 대표는 "이 영역을 아무도 다루지 않아 우리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제로웨이스트욜로의 핵심 활동은 세 가지다. △저품질 플라스틱의 재활용 방법을 기업과 지역사회에 컨설팅하고 △자체 개발한 재활용 기계를 판매·설치해 현지 자립형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며 △ 직접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재활용 기계는 지난 5년간 70대를 팔았다.
이 회사는 방콕 전역에서 60개가 넘는 거점을 마련해놓고 폐플라스틱을 수거한다. 수거한 폐플라스틱은 자원회수센터(Material Recycle Center, MRC)에서 분류·처리한다. 자원회수센터(MRC)에서 폐플라스틱을 선별하는 작업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노년 여성들이 담당한다. 이들에게 안정적인 소득과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한나롱 대표는 폐기물을 수거하고 분류작업을 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폐기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뀌도록 교육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태국 전역에서 '폐기물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의 노력은 서서히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욜로를 따라 업사이클링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수익성은 없다"며 웃는 한나롱 대표는 "저품질 플라스틱은 시장성이 낮아 수익화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고정비가 늘어 재정 부담이 커진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현재 투자유치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나롱 대표의 목표는 앞으로 12년 안에 제로웨이스트욜로를 태국의 대표 재활용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태국에서는 오는 2027년부터 제조사의 폐기물 회수 의무를 강화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가 시행될 예정이다.
한나롱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재활용 기업이 아니라, 사람들이 환경문제를 '내 일'로 느끼게 만드는 촉매가 되고 싶다"고 했다. 법의 강제력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인식변화라고 말하는 그는 "법이 시행되기전,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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