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바꾸는 식탁...CO2 늘수록 열량은 늘고 영양은 줄어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2 11: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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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작물의 열량은 증가하는 반면, 필수 영양소 함량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연구를 종합한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할 경우 밀·쌀·보리 등 주요 곡물의 탄수화물 비중은 늘어나는 반면, 단백질과 아연·철 등 미량 영양소의 농도는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작물의 생육 속도는 빨라지지만, 영양 밀도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광합성 과정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식물의 광합성 효율이 증가해 탄수화물 생산은 늘어나지만, 토양에서 흡수되는 질소와 미네랄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그 결과 열량은 높아지고 단백질과 미량 영양소는 희석되는 이른바 '영양 희석 효과'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이 영향은 전세계적으로 널리 소비되는 작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쌀과 밀은 많은 국가에서 주요 열량과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어, 영양성분 변화는 단순한 식품 품질 문제를 넘어 공중보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아연과 철분 섭취 감소가 어린이 성장 지연과 면역력 저하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식량 생산량 증가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로 작물 수확량이 늘어날 경우 단기적으로는 식량공급이 안정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식품의 질 저하가 영양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산화탄소 증가가 단순히 기온 상승이나 이상기후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식탁에 오르는 음식의 구성 자체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연구자들은 기후변화 대응 전략에서 농업 생산량뿐 아니라 식품의 영양 품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식품 영양 변화가 기후변화의 또다른 '보이지 않는 영향'이라고 평가한다. 내영양성 품종 개발과 토양 관리 개선, 식단 다양화 등의 대응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기후 변화는 식량 부족을 넘어 영양 불균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Global Change Bi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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