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북극과 북유럽에 서식하는 순록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크리스마스의 상징 '루돌프'를 앞으로 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엔비씨 라이트 나우에 따르면, 북극지역의 기온상승과 강수패턴 변화로 순록의 서식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겨울철 기온이 오르내리며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붙는 '빙우' 현상이 잦아지면서, 순록이 먹이로 삼는 이끼와 지의류가 두꺼운 얼음층 아래 갇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먹이 접근성 악화가 순록의 생존과 번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먹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순록은 체중이 감소하고 면역력이 약화돼 질병에 취약해지며, 새끼의 생존률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수십 년간 북극과 북유럽, 북미 지역의 야생 순록과 캐리부 개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과거 대비 3분의 2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기후변화가 현재 추세로 이어질 경우, 세기말에는 순록 개체수가 최대 80% 이상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구자들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별 예측모델을 적용한 결과, 배출량이 크게 줄지 않는 중간 수준의 시나리오에서도 순록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이는 순록이 낮은 기온과 특정 식생에 적응해 온 종인 만큼, 비교적 작은 온도 상승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순록은 북극 툰드라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종이다. 나무와 관목의 과도한 성장을 억제하고 씨앗을 퍼뜨리며,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또 늑대 등 포식자와의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알래스카와 북유럽, 북극권 원주민 공동체에게는 중요한 식량원이자 문화적 상징으로 여겨진다. 순록 감소는 생태계 불균형을 넘어, 원주민 사회의 식량 주권과 생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도는 북극지역이 전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눈과 얼음의 성질이 바뀌면서, 순록이 수천 년간 적응해온 서식 조건 자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 속에서 썰매를 끄는 루돌프는 여전히 크리스마스의 상징으로 남아 있지만, 현실의 순록은 기후 변화라는 직접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은 순록 보호를 위해서는 서식지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측과 함께,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근본적인 기후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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