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와 농경지, 습지에서 자라는 미생물이 대기중 메탄 수치를 급증시키는 요인으로 새롭게 지목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대학 연구팀은 전세계 22개 지역에서 대기 샘플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전세계적으로 메탄 배출량이 증가한 원인이 화석연료가 아니라 미생물 때문이라고 밝혔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지구온난화를 촉발시키는 온실가스로,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약 84배에 이른다. 다만 이산화탄소보다 대기에 체류하는 기간이 30년으로 짧다. 이런 메탄의 배출량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화석연료 생산은 전세계 메탄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습지, 가축, 매립지 등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전세계 메탄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령 토양과 소의 내장에 서식하는 고세균은 유기물 분해 과정에서 메탄을 생성한다.
연구팀은 1~2주 간격으로 전세계 22개 지역의 대기 샘플을 수집해 이산화탄소 및 메탄 등을 분리했다. 그리고 메탄 샘플에 포함된 탄소 원자 또는 동위 원소의 유형을 조사해 출처를 식별했다. 여기서 화석연료에서 생성된 메탄은 공기중 메탄보다 탄소-13 동위 원소가 더 많고 미생물에서 나온 메탄은 탄소-13이 훨씬 적다. 연구팀은 1998년부터 메탄의 동위 원소를 측정해 왔다.
대기중 메탄 수치는 2007년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메탄 배출량은 1억2000만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1983년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 이래 메탄은 계속 증가했다. 2020년 새로운 기록을 세웠고, 2021년에 또다시 기록을 갱신했다. 그런데 지난 17년동안 탄소-13 동위 원소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생물에 의한 대기중 메탄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생물은 2007년부터 메탄 배출에 상당 비중을 차지해왔지만 2020년부터 그 비중이 90% 이상으로 급증했다.
미생물이 배출한 메탄이 습지 등 자연에서 나왔는지, 매립지와 농업 등 인간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메탄의 정확한 출처를 확인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미생물이 최근 화석연료보다 더 많은 메탄을 배출하고 있다면서도,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화석연료 소비를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란 콜로라도대학 환경과학연구소(CIRES) 및 NOAA 소속 연구원은 "미생물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따뜻할 때 신진대사가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CO2 배출을 줄여 기후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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