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화재에 '미운오리'로 전락한 전기차...하반기 판매에 '악재'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7 16:58:12
  • -
  • +
  • 인쇄
아파트 지하주차장 주차금지 의견 강해져
화재 불안감 판매부진으로 이어질까 '우려'
▲올해 초 전기차 지하주차장 출입을 금지한 경기 안양시 한 아파트(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잇단 화재 사고로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주차를 금지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는 등 전기차가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하면서 전기차 판매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자동차·전기차 커뮤니티에서는 "전기차 사고 싶었는데 고민이 많아지네" "새 차로 전기차 구매예약 했는데, 취소해야 할듯" "전기차 안산 내 자신 칭찬한다" 등 전기차 구매에 부정적인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에 대해 지하주차장 주차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전기차를 타고 다니는 것은 폭탄을 끌고 다니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만큼 대규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전기차는 지상 주차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모처럼 판매정체를 벗어난 전기차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각종 프로모션을 실시하면서 올 5월부터 가까스로 전기차 판매부진에서 벗어났다. 올 1~4월까지 내리막길을 걷다가 5월 전월대비 3.4% 증가한데 이어 6월에도 13%로 늘었다. 7월에는 전월대비 7.8% 증가한 3906대를 판매했다. 7월 기아 전기차 판매량도 전월대비 62.4% 증가한 5618대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이 최근들어 약진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벗어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었는데, 잇단 화재 사고로 이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도 "(화재) 사고 때문에 전기차 구매하려던 분들이 꺼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6월까지 국내 등록된 전기차량은 60만6610대에 이른다. 지난 2019년에 비해 7배가량 늘었다. 전기차가 늘어난 만큼 최근 4년간 전기차 화재 사고는 2020년 11건에서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전기차 지하주차장 이용을 금지하는 아파트도 있다. 안양의 한 아파트는 입주자 62%의 찬성으로 전기차 지하주차장 출입을 금지시켰다. 이에 해당 아파트는 전기차 충전시설 9개를 모두 지상에 설치했다. 남양주의 한 아파트도 이달부터 지하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설 이용을 못하도록 막아놨고, 부산의 한 아파트도 지난해 4월 전기차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한 뒤로 전기차 충전기에 전기 공급을 차단했다.

앞으로도 아파트의 전기차 지하주차장 이용기피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주변에 있던 차량 140여대가 피해를 입었고 전기와 수도공급이 끊겼다. 또 6일 충남 금산 주차타워에서도 충전중이던 기아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기차는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소될 때까지 불길을 잡을 수 없다. 특히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났을 경우에 소방차 진입이 어렵고 유독가스로 가득차서 진화가 더 어렵다. 

다만 국내 전기차 누적대수가 60만대를 넘어선만큼, 일방적인 지하주차장 이용금지는 주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아파트의 공용부분에 해당하는 지하주차장 이용을 특정 차종만 막을 경우 재산 침해 소지까지 이어진다. 실제로 가입자가 100만명 이상인 전기차 카페에 차주들의 공동대응을 제안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방재 전문가들은 "전기차 출입 제한보다 스프링클러와 같은 방재 설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짚었다. 인천 지하주차장 화재 또한 소방시설이 제때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