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이슈] 전기차 화재로 불탄 '내 차'…어떻게 보상받나?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6 16:44:53
  • -
  • +
  • 인쇄
▲전기차 화재로 전소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사진=연합뉴스)

최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자동차 화재 보상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자동차보험 대물배상 한도를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보험료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EQE 전기차의 화재로 주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 40대가 전소됐고 100여대가 열손과 그을림 피해를 당했다. 뿐만 아니라 이 화재로 아파트 지하 설비와 배관 등이 녹으면서 나흘 넘게 1580세대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고 470세대 전기가 끊겼다.

이처럼 차량 1대의 화재가 끼친 피해는 매우 심각했다. 이런 경우에 피해를 당한 차들은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피해를 입은 차량 140여대는 각 차주가 가입한 자가차량손해 담보를 통해 피해를 보상받아야 한다. 피해 차량을 보상해준 각 보험사들은 화재를 일으킨 벤츠 전기차의 보험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게 된다. 주차장 등 설비 파손에 대한 보상은 아파트가 가입한 화재보험업체가 해주고, 이 보험사는 벤츠 보험사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벤츠 전기차 보험사는 화재원인이 차량인지 배터리 문제인지에 따라 벤츠 혹은 배터리 제조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화재에 대한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벤츠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가 지난 2021년 중국에서 '특정 환경에서 배터리 화재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3만여대가 리콜된 사례가 있어 '배터리 불량'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화재 피해 규모가 워낙 큰 데다, 벤츠 전기차가 전소됐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가리기 쉽지 않아 보상 책임 범위를 두고 법정 공방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배터리 제조사 문제라면 차주 부담이 사라지고 기업이 해결할 문제가 되지만 만약 차주 차량관리 소홀에서 비롯돼 배상 책임이 인정되면 개인 부담이 심각해진다. 벤츠 전기차 차주가 가입한 자동차보험은 대물배상 보상한도 5억원으로 이를 초과하는 피해액을 차주 개인이 보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물배상은 사고로 다른 운전자의 차량을 훼손했을 때 수리비 등 각종 손실 등을 가입한도 내에서 보상하는 자동차보험 담보를 뜻한다.

손해보험협회 한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차보험 대물배상 한도 변경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기차 차주는 물론 내연차 차주도 본인 과실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를 우려하는 고객들이 늘었다"면서 "전기차 화재의 경우 배터리 '열폭주' 현상으로 피해 규모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고에 비해 불안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소방청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국내 등록된 전기차 누적대수는 60만6610대로 지난 2019년보다 7배가량 늘었다. 전기차가 늘어난 만큼 최근 4년간 전기차 화재 사고는 2020년 11건에서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확 뛰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현재 10억원인 자동차보험 대물배상 한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 대수가 늘어남에 따라 사고 피해 범위가 더 커질 수 있음을 인정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대물배상액이 높아지면 그만큼 보험료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에 배상한도 상향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차 화재 발생시 피해 규모가 일반적인 상황보다 수십배 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인 배상 한도를 높여봐야 큰 효과가 없다는 것도 주된 이유다.

한편 차량 피해와 별도로 주민들이 단전·단수·분진 등으로 입은 피해는 보상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집 청소비용이나 설비 교체 등은 아파트 화재 보험으로 보상받더라도 분진으로 교체해야 되는 각종 가재도구 비용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신제윤...대표이사 전영현 선임

신제윤 사외이사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또 전영현 부회장이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삼성전자는 19일 '제56기 정기 주주총회' 직

화학·시멘트·반도체...고배출산업 '탄소감축 기술' 공동개발

화학산업, 시멘트산업, 반도체산업 등 고배출 산업군이 모여 기후테크를 연구개발하기 위한 협의체를 출범시킨다.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9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글로벌 경영' 관심도 1위에 뽑혀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 수장들 가운데 하나금융의 함영주 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가장 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

美기업들 너도나도 '기후변화' 지우기…트럼프發 '그린허싱' 확산

월마트와 하인즈 등 다수의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기후정책에 발맞춰 홈페이지에서 기후변화나 친환경과 관련된 내용을

서울시, 버려지던 바이오가스로 8500가구에 에너지공급

서울시가 버려지던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을 이어간다.서울시는 지난 5일 예스코와 '중랑물재생센터 바이오가스 공급 및 수

대기업 ESG위원회 '유명무실'...회의도 안건도 '요식행위'

ESG경영이 본격화된지 4년이 지났지만, 국내 대기업 가운데 ESG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아직도 절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설치된 ESG

기후/환경

+

온난화로 점점 건조해지는 대기..."호흡기 질환자 증가할 것"

기후변화로 점점 건조해지는 대기는 기도에 탈수와 염증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도에 염증이 발생하면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COP30 최고경영자 "기후대응 강화하지 않으면 전쟁 증가할 것"

다가오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의 최고경영자가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더 많은 전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18일

기후 마지노선 1.5℃ 뚫렸다...지난해 1.55℃까지 상승

가장 뜨거웠던 한해였던 2024년을 거치면서 지구 평균기온은 약 1.55℃까지 올랐다. 이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 평균기온 임계치로 설정했던 1.5℃

호주 해변가를 뒤덮은 수상한 거품...물고기들도 떼죽음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남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웨이트핑가와 파슨스 해변은 수상한 거품으로 가득 차 있다. 이 거품 때문에 인근의 해양생물들이 집단

한은의 경고..."기후대응 안하면 2100년 금융손실 46조"

국내 금융권에서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2100년에 이르러 금융권 누적손실이 46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한국은행은 18일 금융

'반중·反환경' 트럼프 고립될라...英-中, 기후회담으로 밀착행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탈퇴하는데 이어 각종 환경규제를 철회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과 중국이 기후협력에 나서면서 반(反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