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주가 돌발홍수로 쑥대밭이 됐다. 폭우에 가뭄으로 말랐던 강 수위는 90분만에 9m까지 치솟았고, 인근 저지대에서 야영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갔다.
미국 텍사스주 커 카운티 지역에 내린 폭우로 샌 안토니오 방향으로 흐르는 과달루페강이 범람하면서 대홍수가 발생했다고 6일(현지시간) CNN, NYT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범람한 강물은 일대를 모두 삼키면서 재산뿐 아니라 큰 인명피해까지 낳았다.
텍사스주의 폭우는 지난 4일 새벽부터 시작됐다. 이날 텍사스 중부지역은 시간당 최대 7.5~10㎝의 비가 내리면서 과달루페강 수위가 약 90분만에 9m까지 치솟았다. 초당 29.6㎥로 흐르던 수량은 초당 5000㎥로 불어났다.
문제는 짧은 시간이 쏟아진 많은 양의 비가 땅으로 흡수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지 기상청은 "오랜기간 가뭄으로 땅이 딱딱하게 말라있었다"며 "말라있던 토양이 갑자기 쏟아진 폭우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면서 홍수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홍수로 인근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캠프에 참여하던 여학생 750여명이 급류에 휘말렸고, 저지대에 있던 어린이 등 야영객들도 물살에 떠내려갔다. 고지대 캠프 오두막에 있던 사람들은 맨발로 대피해야만 했다. 현재까지 80여명이 사망했고, 41명이 실종됐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앞으로 하루이틀 더 강한 비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혀, 홍수가 추가로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커 카운티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구조 및 구호 작업 착수를 명령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폭우는 멕시코만에서 공급된 엄청난 습기와 최근 멕시코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이 끌고온 습한 공기가 겹치면서 발생했다. 문제는 이같은 기상현상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점점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 분석 국가 기후평가에 따르면, 텍사스주 동부 기준으로 연간 5㎝ 이상의 비나 눈이 내리는 날이 1900년 대비 20% 늘었다. 또 최근 미국에선 갑작스런 폭우와 홍수 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는 몇 시간 만에 18㎝가 넘는 비가 쏟아져 최소 13명이 숨졌고, 같은 달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40분 사이 10㎝ 가까운 비가 내려 9명이 사망했다.
브렛 앤더슨 미국 기상학자는 "기후변화로 대기가 따뜻해졌고, 따뜻한 대기는 훨씬 더 많은 수분을 품을 수 있게 됐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 평균 대기 수분량이 이전보다 훨씬 더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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