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 유럽으로 탈출 러시...'과학 난민' 더 늘어날까?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4 10:07:46
  • -
  • +
  • 인쇄

전세계에서 연구자들이 몰려들었던 미국에서 이제 과학자들이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벌어지는 현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공공기관의 연구예산을 삭감한 것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8명이 선발된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학의 '과학을 위한 안전지대(Safe Place for Science)' 프로그램에 298명의 미국 주요 대학 연구자들이 지원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트럼프 정부 아래에서는 더이상 자유로운 연구활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연구자들이 새로운 학문적 피난처를 구하기 위해 이 이 프로그램에 대거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명문대학인 스탠퍼드대와 예일대 연구자들도 다수 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고 엑스마르세유대학은 밝혔다. 엑스마르세유대학의 에릭베르통 총장은 "이같은 지원자 수는 미국 상황이 그만큼 긴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자들의 다수는 본국 소속 대학과의 관계를 우려해 익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 기후과학자 제임스(가명)는 "우리가 일하는 분야가 겨냥당하고 있다"며 자신과 민주주의·사법제도 연구자인 아내가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실명을 공개한 브라이언 샌드버그 노던일리노이대학 교수는 "미국의 연구와 교육 시스템 전체가 공격받고 있다"고 말했다.

엑스마르세유대학은 참가자들에게 프랑스 연구자와 동일한 임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외국인 유치를 위해 재정이 집중된다는 프랑스 내 학계의 우려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베르통 총장은 "오늘 벌어지는 일은 역사 속 어두운 시기와 무관하지 않다"며, 나치 박해를 피해 망명했던 유럽 학자의 사례를 직접 언급했다.

사실 엑스마르세유대학의 이 프로그램은 미국 연구자들을 겨냥해 마련한 과학자 보호 프로그램이다. 엑스마르세유대학은 자체 예산 1500만유로를 들여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미국 연구자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고 연구자들을 더 유치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에 매칭 방식으로 예산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해둔 상태다. 엑스마르세유대학은 "정부 예산이 확보될 경우 채용 인원을 현재 20명에서 최대 39명으로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참가자 다수는 자신을 '과학 난민'이라고 부르길 꺼려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연구 자유를 위한 피난에 가깝다. 한 연구자는 "정치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같다"고 말했다. 탈출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현실로 떠오르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코오롱 사장단 임원인사...40대 신규임원 대거 발탁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에 코오롱ENP 김영범 사장을 내정하는 등 코오롱그룹이 24일 올해 정기인사를 일찌감치 단행했다.신임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러쉬,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용기 도입...글로벌 뷰티업계 최초

프레쉬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글로벌 뷰티업계 최초로 '오션 플라스틱 방지 인증(Prevented Ocean Plastic™, 이하 POP)' 용기 비중을 늘

해킹 피해 안당했다더니...LG유플러스 서버도 뚫렸다

LG유플러스도 서버가 해킹 당한 정황을 사이버 보안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3사가 모두 사이버침해를 당했다.23일 연합뉴스는 LG유플러스

LG CNS, 난민 돕는다...유엔난민기구에 AI법률지원 서비스 기부

AX전문기업 LG CNS가 유엔난민기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난민 법률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이를 기부한다고 23일 밝혔다. AI 기술을 통해 법률서비

대한항공, 캐나다 2대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10% 확보 완료

대한항공이 캐나다의 2대 항공사인 웨스트젯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대한항공은 캐나다 웨스트젯의 지배회사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및

기후/환경

+

'슈퍼태풍' 배후는 석유기업?..."소송으로 기후책임 묻는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소송을 당하거나 패소하는 등의 사회적 책임이 가해지고 있다. 필리핀의 슈퍼태풍에서 살

막가는 트럼프 행정부...북극곰 서식지에 석유시추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래스카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ANWR) 전역에 석유·가스 시추를 할 수 있도록 승인해 빈축을 사고 있다.23일(현지시

美플로리다 산호...유례없는 해양 열파에 사실상 '멸종단계'

미국 플로리다의 산호초가 기후변화로 사실상 멸종단계에 이르렀다.24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시카고의 셰드수족관 연구팀은 플로리다주 해안에 서

기후재난 절반이상 발생하는 아시아...기후 대응정책 '시험대'

폭염·가뭄·홍수 등 기후재난이 잇따르자 아시아 각국이 적응 중심 대응에 나섰다.22일(현지시간) 뉴질랜드의 아시아미디어센터(Asia Media Centre

끝나지 않은 더위에 日 농업 직격탄…벼·과일·채소 수확량 급감

일본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면서 벼와 과일, 채소의 생산량과 품질이 급감하고 있다. 쌀값이 2배 이상 치솟았던 일본에서 기후변화로 농산물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