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릴' 美남서부까지 강타...'기후변화'가 6월 수퍼태풍 몰고왔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7-09 10: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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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바다가 된 휴스턴 고속도로 (사진=연합뉴스)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때이른 허리케인 '베릴'(Beryl)이 카리브해를 휩쓴 다음 미국 남서부 지역까지 강타했다.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베릴은 8일(현지시간) 오전 3시50분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남서부 쪽으로 약 160㎞ 떨어진 마타고르드 인근 지역에 상륙했다.

베릴은 강력한 비바람을 동반한 탓에 폭우와 폭풍해일이 밤새 몰아쳤다. 휴스턴 인근지역에는 3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고, 휴스턴에 있는 두 공항에서는 1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텍사스주 외에 루이지애나, 아칸소주 등에서도 홍수 우려가 일고 있다. 베릴의 이동경로를 따라 텍사스 해안과 만으로 물이 밀려들었다. 일부지역에서는 최고 2m가 넘는 폭풍해일이 예보됐다. 비바람에 송전선이 끊어지면서 휴스턴 인근 지역 약 150만가구의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미국 텍사스에 상륙한 베릴은 1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크게 약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최고 시속 150㎞에 달하는 강력한 폭풍과 폭우를 동반하면서 이처럼 많은 피해를 입혔다. 

'베릴'은 지난 6월 28일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 동쪽으로 2000㎞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처음 발생했을 당시만 해도 최고 풍속이 60㎞ 이하인 열대성 저기압이었다. 그러나 베릴은 발생한지 불과 42시간만에 최고 풍속이 시속 180㎞가 넘는 대형 허리케인으로 발달했다. 

세력을 키운 베릴은 지난 2일 새벽 최고등급인 '5등급'으로 빠르게 커졌다. 이 당시 최대 풍속은 시속 270㎞에 달했다. 이 때문에 5등급 베릴이 상륙한 자메이카, 카이만제도 등은 초토화됐다. 이후 지난 5일 4등급으로 한단계 세력이 약화된 베릴은 최대 풍속 시속 230㎞로 멕시코 등 카리브해 연안국가들을 강타하면서 세력이 크게 약화됐고 8일 기준 1등급 열대성 저기압으로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두가지 이례적인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4등급 이상의 초강력 허리케인이 6월에 발생한 것은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라는 점과 열대성 저기압이 짧은 시간이 수퍼급으로 세력을 키웠다는 점이다. 7월에도 5등급 허리케인이 발생한 것도 이례적인 일인데 6월에 5등급 허리케인이 발생한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무엇보다 지표면 평균기온은 13개월 연속 매월 '가장 더운 달'로 기록중이다. 해수면 온도는 15개월 연속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이처럼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치솟으면서 허리케인이 형성되기 좋은 조건이 갖춰졌던 것이다. 통상 허리케인이나 태풍이 늦여름에 주로 발생하는 이유도 바닷물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야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8월말이나 9월 수준의 열에너지가 6월부터 대서양 열대권에서 축적되면서 역대급 허리케인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기후관측시스템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가 발표한 올 6월 지구 평균기온은 16.66℃로 역대 6월 가운데 가장 기온이 높았다. 이에 따라 지구 평균기온은 5월보다 더 높아진 1.64℃에 달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 임계치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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