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한벌당 탄소배출량 기껏 줄였더니 '말짱 도루묵''...왜?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1-06 11: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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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한벌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의류생산량 자체가 너무 늘어나 그간의 배출량 감축노력이 헛수고가 되고 있다.

최근 영국 비영리환경단체 WRAP(The Waste and Resources Action Programm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텍스타일 2030(Textiles 2030)에 가입한 주요 의류기업들은 의류제조 탄소집약도와 1톤당 물 사용량이 모두 줄었지만 의류 생산이 급증해 탄소배출 총량이 늘어났다. '텍스타일 2030'은 섬유 및 의류 생산에서 나오는 탄소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자발적 기업협약으로 '폐션업계의 RE100'으로 불린다.

캐서린 데이비드(Catherine David) WRAP 이사는 "섬유와 패션은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최대 10%를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들어 이 분야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긍정적인 개선이 일어나는 만큼 생산량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텍스타일 2030'에 가입한 의류기업들은 2019년과 2022년 사이에 섬유 1톤에 따르는 탄소배출량을 12%, 물 배출량을 4% 줄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생산되는 섬유의 양은 13% 증가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전체 탄소배출량은 2% 감축에 그쳤으며 물 사용량은 되레 8% 늘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의류업계의 노력과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패션업계의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데이비드 이사는 "우리는 기업들에게 탄소배출을 줄이라고 촉구하지만 분명 쇼핑객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옷장에 있는 옷 중에서 절반 가량을 1년에 몇 번 입지 않거나 아예 한번도 안입는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로 접어드는 지금이 옷장 정리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며 "안입는 옷은 중고로 판매하거나 기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옷나눔이나 중고거래 시장이 커지면 생산량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재활용 폴리에스테르와 폴리아미드 등 친환경 비건 소재의 옷이 늘어나 가죽 생산량이 줄고 있다"며 "텍스타일 2030에 가입한 기업들이 사용하는 면화의 약 4분의 3이 저탄소·탄소중립 면화"라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더 많은 기업들이 자사 의류 회수 정책을 운영함에 따라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재사용 또는 재활용을 위해 수거 및 판매된 중고 섬유의 양이 2배로 증가했다"며 "그러나 아직 중고 의류 시장은 전체의 9%에 불과해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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