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빙하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지고, 특히 미국 서부와 캐나다의 빙하는 최대 80%까지 없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해리 제콜라리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 박사와 릴리안 슈스터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지금 추세대로 이어진다면 빙하의 최소 39%, 최악의 경우 55%까지 녹아 없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제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8개의 서로 다른 빙하 모델을 사용했다. 이 모델은 다양한 지구온도 시나리오에서 그린란드와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세계 20만개 빙하의 손실을 추정했다. 이 시나리오는 수천 년동안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이뤄졌다.
가장 심각한 것은 미국 서부와 캐나다의 빙하로, 이미 75~80%가 녹을 위기에 처했다. 힌두쿠시-카라코람-히말라야 산맥 서부의 빙하는 5%로 상대적으로 손실률이 적다.
연구팀은 기온 상승폭이 2.7℃에 도달하면 중부 유럽에서 동부 히말라야 산맥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19개 주요 빙하 지역 중 7곳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결국 최소 80%의 빙하가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북극, 미국 서부, 아이슬란드의 빙하도 사라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탄소를 감축해 기온 상승폭을 1.5℃ 내로 제한하면 빙하의 절반을 보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0.1℃의 기온 상승을 막을 때마다 2.7조톤의 빙하를 보존할 수 있다.
빙하가 다 녹을 경우 해수면은 현재의 약 4분의 1까지 상승하며, 이미 녹을 것으로 예정된 빙하만 해도 해수면을 최소 11cm 상승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온이 2.7℃ 오르면 해수면은 23cm 오르며, 기온을 1.5℃로 제한하면 그 상승폭은 14cm로 줄어든다.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가 오늘 멈추더라도 빙하가 녹는 현상이 수 세기 동안 계속될 것임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해수면이 상승하면 수백만 명의 해안 거주민의 삶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빙하를 식수 및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수십억 인구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빙하 관광에 의존하는 지역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슈스터 박사는 "빙하는 기후변화를 보여주는 좋은 지표"라며 "오늘날 빙하의 상황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한 과학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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