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열경화성 폐플라스틱' 재활용 길 열렸다...수소 원료로 전환 가능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9 10:34:55
  • -
  • +
  • 인쇄
▲ 열경화성 폐플라스틱 재활용 연구에 활용된 용인 파일럿 플랜트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재활용이 어려운 열경화성 폐플라스틱을 수소 생산의 원료인 합성가스로 전환하는 공정이 개발됐다. 열경화성 폐플라스틱에서 타르를 최소화하면서 원료 투입, 전처리, 가스화까지 이어지는 가스화 연속 공정을 구현한 것은 국내 최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조종표 박사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공정을 활용해 재활용이 어려운 열경화성 혼합 폐플라스틱에서 합성가스를 생산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면 다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 열가소성 플라스틱과 한번 굳어지면 분해하기 어려운 열경화성 플라스틱으로 나뉜다. 이 중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고온에 강하고 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자동차, 전자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에 혼합된 형태로 활용된다. 그러나 초고온 환경에서만 분해할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쓰이고 난 후에는 매립, 소각에 의존하고 있어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조종표 박사는 이날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1000℃로 높여도 분해가 잘 안된다"며 "비닐의 경우에만 재활용할 수 있는 열분해 기술은 온도가 낮아 분해가 다 안되기 때문에 열경화성 플라스틱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1300℃ 이상에서 분해가 가능한 기술이 필요했고, 그게 이번에 개발한 높은 온도에서 폐플라스틱을 연속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가스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열경화성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면서 생산하는 합성가스는 수소 생산의 원료로 일산화탄소(CO)와 수소(H2)로 주로 구성된다. 합성연료를 생산하는 원료 가스로 활용될 수 있고, 일산화탄소는 과열 증기와 촉매 화학반응을 통해 수소로 전환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하루 1톤의 열경화성 혼합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파일럿 플랜트에서 공정을 실증해본 결과, 혼합 폐플라스틱 1kg당 수소 0.13kg의 생산 능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공기에 포함된 질소 성분을 제거해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순산소 연소 제어 기술과 가스화로 내부에 공급된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축열식 용융로 기술을 적용해 1300℃에 이르는 고열을 지속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원료 투입, 전처리, 가스화까지 이어지는 연속 공정을 구현하고 공정 효율을 극대화했다.

공정 중 발생하는 타르의 양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공정의 부산물인 타르는 강한 점성으로 인해 공정 라인에 들러붙고 지속적인 운전을 방해한다. 연구팀은 연속 공정을 통해 초고온을 지속 유지함으로써 화학연료 합성 공정에 쓰이는 합성가스의 타르 농도 요구치보다 93.4% 줄였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공정으로 국내 특허 3건을 등록하고 미국 특허 1건을 출원해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 

조종표 박사는 "이번 성과는 국내 독자 기술만으로 가스화 공정의 효율을 크게 개선하고 타르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공정 규모를 2톤급으로 격상하고 관련 연구를 지속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탄소중립 핵심목표 미루더니...英 HSBC도 '넷제로연합' 탈퇴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HSBC가 은행권의 기후목표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잇

[친환경 기업] 샴푸바의 시작 '러쉬'..."환경파괴해 수확한 원료 안쓰죠"

"러쉬의 모든 활동은 브랜드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실천하는 과정이다."러쉬코리아의 박원정 윤리이사(에틱스 디렉터)의 말이다. 에틱스 디렉터는 세

기후/환경

+

100년에 한번 '물폭탄'...1시간에 114.9㎜ 퍼부은 서산 '물바다'

남쪽에서 올라오는 수증기와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가 부딪히면서 현재 한반도 상공은 구멍이 뚫린 듯 폭우가 퍼붓고 있다. 특히 충청권의 피

[날씨] 구멍 뚫린 하늘...남부지역 300㎜까지 '물폭탄'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퍼붓고 있는 폭우가 18~19일까지 이어진다는 예보다.이번 호우는 좁은 지역에 강하게 내리는 국지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

플라스틱 국제협약 20일 남았는데...플뿌리연대 '생산감축' 촉구

국제 플라스틱 협약 최종 협상이 8월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외 1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플뿌리연대'는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지구가 말라가고 있다...전세계 곳곳 최악의 '가뭄' 현상

전세계 곳곳에서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최근 서부 유럽과 멕시코에서 가뭄과 폭염으로 물부족에 시달린 데 이어 영국과 레바논에서도 가뭄이 마치

베트남 하노이 '극약처방'...내년부터 560만대 내연 오토바이 퇴출

하루 50만대에 달하는 오토바이가 이동하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가 내년부터 화석연료를 쓰는 오토바이와 모터 자전거를 퇴출한다.15일(현지시간) 베

올 상반기 中 자연재해로 10조원 경제손실..."7말8초 홍수 위험"

중국은 올 상반기동안 자연재해로 2500만명이 피해를 입고 주택 3만여채가 완전히 붕괴되면서 약 541억1000만위안(약 10조원)이 넘는 경제손실이 발생했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