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3억톤 쏟아지는 합성의류...재활용 가능한 재질 있을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4 14:20:21
  • -
  • +
  • 인쇄
전세계 의류폐기물 재활용률 1%도 안돼
목재 등 천연유래 소재도 독성물질 '범벅'


매년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합성섬유 의류는 3억톤에 달한다. 그에 비해 전체 의류폐기물 중 재활용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2가지 이상의 다른 섬유가 섞인 혼방재질은 재활용이 더욱 어렵다.

의류·패션산업의 환경문제가 두드러지면서 소비자의 관심 또한 의류의 재활용 및 지속가능성에 집중되고 있지만 의류라벨에 표시된 직물이 무엇인지, 재활용이 가능한지 알기란 쉽지 않다. 양모나 면과 같은 천연섬유는 알아보기 쉽지만 폴리에스테르, 비스코스같은 합성섬유는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합성섬유는 크게 화석연료 기반 섬유와 화학처리된 셀룰로오스(식물성분) 섬유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섬유재질은 무엇이며, 이런 재질의 의류를 구매할 때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 짚어봤다.


◇ '화학섬유'···폴리에스테르·나일론



폴리에스테르는 전체 섬유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섬유다. 문제는 이 원료가 화석연료에서 뽑아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폴리에스테르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원사로 성형한 다음 직물로 직조해 만들어진다. 플라스틱 특성상 생분해되지 않고 의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미세플라스틱을 계속해서 배출한다. 배출된 미세플라스틱은 토지와 해양 등에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따라서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해 폴리에스테르를 만드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기존보다 탄소배출량은 적지만 플라스틱병을 새 플라스틱병으로 바꾸는 방법보다 효율이 떨어지고 현 방법상 폴리에스테르로 바꾼 후에는 더이상 재활용이 안되기 때문이다.

조지아 맥코킬(Georgia McCorkill)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학(RMIT) 패션강사는 환경과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보면 페트의 원료가 화석연료라는 점부터 이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적으로는 폴리에스테르를 직물로 재생산하는 순환경제가 가능하겠지만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설계와 생산 및 폐기물 회수체계가 없다는 것이다.

또 폴리에스테르는 소재 내구성이 뛰어나 활동복이나 운동복에 쓰이기 좋지만 악취나 얼룩 제거가 되지 않아 오래 입기 힘들다고 맥코킬 강사는 설명했다.

폴리에스테르와 달리 재활용 나일론은 다른 섬유와 혼합되지 않은 이상 한번 이상 재사용이 가능하다. 나일론은 폴리에스테르와 마찬가지로 화석연료에서 파생된 플라스틱이지만 생산비용이 더 높아 사용 비중은 비교적 더 낮다. 나일론은 의류섬유시장의 약 11%를 차지하며 폴리에스테르보다 신축성이 좋고 튼튼해 수영복과 요가복에 많이 쓰인다.

나일론 역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생분해되지 않으며 제조과정에서 아산화질소를 배출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문제가 있다. 캐롤라인 포이너(Caroline Poiner) 패션커뮤니티 클로즈앤코(Cloth & Co) 설립자는 낚싯줄 등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드는 재생나일론 '에코닐(Econyl)'과 같이 재활용 대안을 찾을 것을 제안했다.

일명 '스판덱스' '라이크라'라고도 불리는 엘라스테인도 의류라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화석연료 기반 섬유다. 보통 다른 섬유와 혼합해 신축성을 늘리는 데 사용된다. 이 탄력성은 고무와 유사하며 최대 5배까지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나무에서 추출하는 천연고무와 달리, 엘라스테인은 폴리우레탄에서 추출되므로 생분해되지 않는다. 엘라스테인의 신축성과 회복력은 운동복과 속옷에 매우 유용하지만 열이나 큰 압력에 노출되면 탄력성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다.


◇ 화학성분 기반의 '셀룰로오스 섬유'



'비스코스 레이온'은 셀룰로오스로 제조된 섬유를 포괄하는 용어로, 레이온과 비스코스, 모달, 리오셀(라이오셀), 아세테이트, 대나무 섬유, 큐프라 등 광범위한 종류의 섬유가 한 범주로 묶여있어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이 가운데 면 폐기물로 만들어진 큐프라를 제외하고 모두 목재 펄프로 만들어진다.

포이너는 "대나무 섬유 등이 친환경 인증으로 판매되기도 하지만 환경과 근로자복지 문제에 있어 합성섬유와 다를 바 없다"고 경고했다. 목재가 원료다보니 생산과정에서 산림벌채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캐노피(Canopy)는 매년 비스코스 생산에 쓰이는 나무 2억그루 중 적어도 절반이 고대림 또는 멸종위기에 처한 숲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셀룰로오스 섬유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됐는지 알아보려면 FSC 또는 PEFC 인증을 확인해야 한다.

게다가 나무나 목화 폐기물을 직물로 생산하는 과정에서 유독 화학물질이 들어간다. 포이너는 "일부 제조업체가 보건안전규정을 피할 수 있는 공장부지를 고른다"고 지적했다.

독성용제를 회수·재사용해 제조하는 섬유는 이같은 유해성이 낮다. 대표적으로 '에코베로(EcoVero)'와 '텐셀(Tencel)'이 있다. 나무 대신 농업, 식품 또는 의류 폐기물을 원료로 하는 새로운 유형의 셀룰로오스 섬유도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널리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기후/환경

+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50MW 태양광설비 구축한다

기아가 RE100 달성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오토랜드 화성에 5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이를 위해 기아는 경기도 화성시에

폭염과 폭우에 시달린 올가을...육지와 바다 기온 '역대 2위'

올가을 평균기온이 지난해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가을 기후특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 9~11월 평균기온은 16.1℃를 기

폐허가 된 동남아 일대...'대홍수·산사태'로 사망자 '눈덩이'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일대가 폭우로 발생한 대홍수와 산사태로 폐허로 변했다. 사망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4일(현지시간) AP

[날씨] 수도권 '퇴근길' 눈 온다...첫눈부터 '펑펑'

오늘 퇴근길에 눈을 맞을 수도 있다. 4일 오후 6시경 수도권에 눈이 시간당 1∼3㎝씩 거세게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발해만 쪽

2040년 '플라스틱 오염' 2배 증가...그런데 97% 줄이는게 가능하다고?

반환·재사용 제도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2040년까지 97%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사립재단 '퓨

"집값 떨어져"...美 부동산 기후위험 데이터 비공개로 전환

미국 최대 부동산 매물사이트인 질로우(Zillow)가 부동산의 기후위기 노출 위험도를 공개하는 기능을 삭제했다고 최근 가디언이 보도했다. 집값이 떨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