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청소년들 트럼프 反기후정책에 제동..."생명권 침해" 헌법소원 제기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5-30 11:28:19
  • -
  • +
  • 인쇄
▲미국 청소년 22명이 트럼프 정부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사진=아워칠드런 트러스트)


친(親) 화석연료 정책을 추진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청소년들에게 '생명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당했다.

30일(현지시간) 비영리 법률단체 '아워칠드런스트러스트(Our Children's Trust)'는 청소년 22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정부, 환경보호청(EPA), 내무부, 에너지부, 교통부 등을 상대로 미국 오리건주 지방법원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청구인들인 청소년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올 1월 재집권하자마자 발동한 3건의 행정명령을 핵심 쟁점으로 삼았다. 3건의 행정명령은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언, 화석연료 개발 촉진, 국내 석탄산업 재건 등이다. 이같은 행정명령에 청소년들은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축시키고, 연방정부의 기후과학 연구를 억제했으며,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소송문에 따르면 "이러한 행정명령은 의회의 환경보호 입법을 위반한 행정권 남용이며, 기후위기를 악화시켜 원고들의 삶과 건강에 실질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위험을 방치하거나 조장할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국가에 의한 위험(state-created danger)' 원칙이 적용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주요 원고인 19세 에바 라이트하이저는 "이 명령은 우리 세대를 향한 사형선고로, 기후재난은 내 삶을 이미 바꿔놓았고, 미래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2023년 '헬드 대 몬태나(Held v. Montana)' 소송에서 청소년들이 승소한 바 있는데, 당시 법원은 몬태나주가 화석연료 중심 정책을 통해 청소년들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그 연장선에 있다. 청소년 측은 특히 몬태나와 하와이처럼 헌법에 '건강한 환경을 누릴 권리'를 명시한 주들의 권리 보장도 요구하고 있다. 아워 칠드런스 트러스트 대표 줄리아 올슨은 "이번에는 미국 헌법에 명시된 생명권, 자유권, 평등보호권에만 집중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법적으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소송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인은 미래 세대의 에너지 안보와 경제를 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승으로 재집권한 이유도 바로 에너지 주권 회복"이라고 반박했다.

올슨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의미는 단지 승패를 넘어, 헌법에 기반한 청소년의 권리 주장이 현실 정치와 충돌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송이 인용될 경우, 대통령의 환경정책에 대한 헌법적 견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참붕어빵' 제품에서 곰팡이...오리온 "전량 회수조치"

오리온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가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오리온은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 발생 사례가 확인돼 시중에

F1 '넷제로' 향한 질주 5년만에 탄소배출량 26% 줄였다

영화 'F1 더 무비' 개봉과 함께 서킷 위 스피드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포뮬러1(F1)은 탄소중립을 향한 질주도 이어가고 있다. F1은 2019년 '20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기후/환경

+

'양산' 쓰는 남자가 늘고 있다..."사막같은 햇빛 그늘막으로 제격"

여자들만 주로 사용하던 '양산'이 38℃를 넘나드는 폭염에 남자들도 여름 필수템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

AI로 탄소포집하는 콘크리트 찾아냈다

수백 년간 공기 중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콘크리트 소재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찾아냈다.23일(현지시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비터비공과대

불볕더위 '아차'하면 온열질환에 쓰러져...폭염 안전수칙은?

전국 곳곳에 폭염경보 혹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폭염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

EU·중국 '기후리더십' 주도권 노리나?…'기후협력' 공동성명 채택

미국과 대척점에 서있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기술을 공동보급하기로 하는 등 협력관계를 더욱 밀착시키고 있다.24일(

산불 1년만에 한달 두차례 홍수...美 뉴멕시코주 마을의 수난

미국 뉴멕시코주 루이도소 마을이 또 물에 잠겼다. 이달에만 벌써 두번째 홍수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루이도소 일

폭염에 차량 방치하면 실내온도 90℃까지...화재·폭발 막으려면?

차량이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실내온도가 90℃까지 치솟으면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폭염시 차량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5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