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축적시 생태학적 균형이 무너질 수도
풍화에 의해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이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마리아나해구와 남극에 이어 고산지대 구름에서도 검출됐다.
일본 와세다대학 연구진은 후지산과 오야마산 해발 1300~3776m에 있는 구름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폴리우레탄 등 9가지 유형의 중합체와 1가지 유형의 고무가 검출됐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구름에서 미세플라스틱을 확인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구름에 1리터(L)당 약 6.7~13.9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었고, 개중에는 수분을 끌어들이는 성질을 지닌 플라스틱이 대량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플라스틱오염이 구름을 증가시켜 결국 전체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을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공기나 바람을 타고 장거리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공기중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원인으로 파도가 충돌하거나 바다 거품이 터질 때 방출되는 파도의 비말이나 자동차가 뿜어내는 먼지, 타이어 분진 등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구름에 섞인 플라스틱이 비로 내려 농작물과 수질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이미 비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바 있다.
5mm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분해과정이나 산업폐수 등으로 배출돼 전세계 곳곳에 쌓이고 있다. 최근에는 매년 최대 1000만 톤의 미세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진다는 추정치도 나왔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음식물이나 공기흡입 등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체내로 고스란히 유입되고 있다. 이미 인간의 폐와 뇌, 심장, 혈액, 태반, 대변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바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은 아직 연구중이지만, 생쥐실험에서 암과 과민성 대장증후군, 행동변화 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음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더욱이 미세플라스틱이 대기 상층부에서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분해되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연구진은 고지대 구름에 미세플라스틱이 고농도로 축적되면 생태학적 균형까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의 주저자인 오코치 히로시 와세다대학 교수는 "플라스틱 대기오염 문제가 적극 해결되지 않으면 기후변화와 생태학적 위험이 현실이 되어 향후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환경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화학학술지'(Environmental Chemistry Lett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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