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명이 입을 통해 먹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은 하루 최대 1만6800개에 달하기 때문에 생산단계에서부터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티모시 간트(Timothy Gant) 영국 보건안전국 교수는 2일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국환경분석학회 주최로 강릉 씨마크호텔에서 열린 '제6회 국제 미세플라스틱 학술토론회'에서 주제발제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은 평균 소금 1kg당 1290개, 음료 1리터(ℓ)당 337개, 해산물 1g당 80.7개가 검출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있어 사람은 여러 경로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매일 흡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간트 교수는 '세포 내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 평가'를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특히 페트(PET) 재질의 미세플라스틱은 파티용 풍선에 은박지를 붙이듯이 알루미늄 흡착률이 매우 높다"며 "이처럼 미세플라스틱은 내연제, 안정제, 색소, 충전제 등 각종 첨가제를 머금고 체내에 유입될 경우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류가 다양하고 포착이 어려운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표준화된 측정방법과 건강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연합(UN)은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기 위해 플라스틱의 생산·소비·폐기를 아우르는 구속력 있는 '플라스틱 국제협약'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유엔은 이 협약안을 2024년 11월 국제회의를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협약 초안에 명시된 13개 핵심 의무 조처 가운데 5개가 미세플라스틱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투기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하와이 사이 북태평양에는 한반도 면적 7배에 달하는 거대한 플라스틱 섬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그 자체로도 많은 생물체에게 유해하지만, 풍화하면서 작은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이 쪼개지면서 생태계에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기중 미세플라스틱이 갖춘 '광흡수 특성'은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지난 2019년 나노 크기부터 5mm 미만의 플라스틱 입자인 미세플라스틱의 유출량은 270만톤에 달했다. 이는 2060년 580만톤으로 불어나 공기, 토양, 얼음, 눈 등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퍼져나가면서 중대한 보건 위협으로도 부상할 전망이다.
이날 최재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선임연구원은 '플라스틱 국제협약 협상 동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각국은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표준과 라벨링 통한 퇴비화 및 생분해성 플라스틱 최저기준 등 대안과 대체제를 연결해 미세플라스틱 유출을 생산단계와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선임연구원은 "의도적으로 첨가된 미세플라스틱 제품에 대해서는 생산, 제조시 사용, 판매, 유통, 수입, 수출을 관리하고 불허하는 조처와 이를 온라인 레지스트리에 등록해서 국가간 공유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밖에도 플라스틱 펠릿이나 플레이크 등의 원료를 포함해 비의도적 배출이 야기되는 제품의 생산, 취급, 운송, 사용에 있어 누출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과 폐수처리 메커니즘 등 생태계 유출을 방지하는 조항도 포함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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