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만~42만년전 온난화로 붕괴돼
그린란드 빙하가 기존에 알려졌던 것과 달리, 과거에 한번 붕괴된 적이 있어 지구온난화에 더 취약할 뿐만 아니라 모두 녹아내리면 해수면이 7m가량 상승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버몬트대학교(University of Vermont)와 유타주립대학교(Utah State University) 공동연구팀은 그린란드 빙하가 37만4000년~42만4000년 사이에 온난화로 완전히 붕괴된 적이 있기 때문에 이전에 추정했던 것보다 기후변화에 취약해 더 빨리 녹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이같은 가설은 그린란드 빙하가 지난 250만년동안 계속 유지됐다는 기존 가설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42만년 전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은 약 5피트 정도 상승했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그린란드 빙하는 과거에 온난화로 완전히 붕괴된 적이 있다"면서 "당시에는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현대의 420ppm보다 낮은 280ppm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일이 일어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린란드 빙하는 이전에 추정했던 것보다 기후변화에 훨씬 더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린란드 빙하가 다 녹으면 전세계 해수면이 7m가량 상승할 것"이라며 "그린란드의 지질학적 과거를 이해하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을 예측하는 데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책임자인 버몬트대학교 폴 비어만(Paul Bierman) 교수는 "그린란드 빙하의 상당부분이 따뜻해지면서 사라졌다는 최초의 확실한 증거"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빙하 코어를 활용했다. 빙하 코어란 빙상에 수직으로 깊게 구멍을 뚫어 얼음을 체취한 후 이를 분석해 빙하의 연대기나 그 당시의 미생물 등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도 그린란드 빙하 코어는 있었지만 기술의 한계로 정확한 연도를 계산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은 해당 그린란드 빙하코어에 동위원소와 첨단 발광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그린란드 빙하에 있는 흙과 나무 표본에서 해양 동위원소 11기 시기에 쌓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시기는 약 42만4000년에서 37만4000년 전이다"며 "해당 시기는 긴 간빙기였으며 기온은 현재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따뜻했다"고 말했다.
공동저자인 태미 리튼너(Tammy Rittenour) 유타주립대 교수는 "우리는 그린란드 빙하가 약 40만년 전 지금과 비슷한 온도에서 완전히 녹았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우리는 항상 그린란드 빙하가 약 250만년 전에 형성되었고 지금까지 계속 존재해 왔으며 매우 안정적이라고 가정해 왔지만 그것은 틀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발견은 그린란드 얼음이 이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온난화에 훨씬 더 민감하며, 얼음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녹을 위험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비어만 교수는 "얼어붙은 토양에 보존된 그린란드의 과거는 우리가 대기 중 온실가스를 낮출 수 없을 경우의 미래를 보여준다"며 "이는 덥고 습하며 빙하가 없는 풍경이다"고 말했다. 리튼너 교수는 "그린란드 빙상의 일부만 녹아도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한다"며 "뉴욕시, 보스턴, 마이애미, 암스테르담의 해발 고도를 한번 확인해봐라"고 우려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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