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탄소중립 이뤄도 잔류 온실가스에 영향
여름철 북극 해빙이 기존 예측보다 10년 앞당겨진 2030년대에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포항공과대학과 독일 함부르크대학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과 상관없이 2030~2050년 여름철에 북극의 해빙이 소멸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탄소배출량이 천천히 감소하거나 계속 증가한다면 기존 예측보다 10여년이 빠른 2030년대에 여름철 북극 해빙이 소멸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완전한 탄소중립을 실현한다고 해도 지구에 남아있는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2050년대에 여름철 북극 해빙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고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로 제한하면 북극의 여름철 해빙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협의체(IPCC) 예측과 상반되는 결과다.
연구팀 일원인 함부르크대학 지구공학 및 지속가능성센터의 더크 노츠(Dirk Notz) 교수는 "안타깝게도 북극의 여름철 해빙을 구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북극 해빙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가 잃게 될 지구환경 체계의 첫번째 주요 구성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로서 우리는 수 십년동안 북극 여름 해빙의 손실에 대해 경고해 왔지만 사람들은 우리의 경고를 듣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노츠 교수는 "북극 해빙의 붕괴는 수 십년 동인 지구환경 체계에 연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북극 해빙은 최근 수십년간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모든 계절에 걸쳐 빠르게 감소해 왔으며 2000년 이후 감소폭이 더욱 커졌고, 2021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팀은 먼저 태양의 강도 변화 및 화산 배출과 같은 자연적 요인과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 증가가 해빙 용해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다중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했다. 노츠 교수는 "손실되는 해빙의 90%는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의 해빙을 모델링했다. 1979년부터 2019년까지 북극의 해빙 관측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모델이 해빙 속도를 과소평가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에 따르면 1979년 위성기록이 시작된 이래로 여름철 북극의 해빙은 10년에 13%씩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관측치와 일치하도록 모델을 보정한 결과, 저배출 시나리오에서도 얼음이 더 빨리 녹고 얼음이 없는 여름을 예상할 수 있었다"며 "중간 및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8월과 10월에도 2080년경에는 얼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북극 해빙 감소는 온난화를 더욱 가속시켜 지구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위도 지역의 폭염과 가뭄같은 이상기후 발생 빈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구팀은 "북극 해빙이 더 빨리 녹으면 얼음이 녹아 노출된 어두운 바다가 태양으로부터 더 많은 열을 흡수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며 "제트기류를 약화시키고 북미, 유럽 및 아시아에서 더 극심한 기상 현상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민승기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북극 해빙의 붕괴는 폭염, 산불, 홍수 등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극한 기상이변의 증가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더 야심차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더 빠른 북극 온난화와 인간 사회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적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극의 온난화로 인해 그린란드 만년설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영구 동토층이 녹아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해당 연구는 학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학교 국립설빙데이터센터(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at the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의 마크 세레즈(Mark Serreze) 교수는 "핵심 메시지는 늦여름에 북극의 해빙이 거의 사라질 운명이라는 것이다"며 "다만 정확한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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