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기후재난으로 피해를 당하는 극빈국들의 국가부채를 탕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20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협정을 위한 정상회담(Summit for New Global Financing Pact)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는 "기상이변으로 고통받는 국가에 부채 탕감을 제공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라며 "국가가 기후충격으로 타격을 입었을 때 부채 상환 의무를 충당하기 위한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금리 시대에 기후위기로 타격을 받은 국가들은 부채를 갚을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IMF는 현재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이 2025년에 이르러야 안정될 것으로 보고, 고금리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자나 상환금 일부를 포기하고 그 돈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거나 기후 충격에 대한 국가회복력을 향상시키는 자금으로 전환해주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가난한 국가들이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재원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5년전만 해도 기후위기는 부유국의 의제였지만 지금은 개발도상국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실제 게오르기에바 총재 취임 이후 IMF는 기후금융에 대한 개입을 확대했다. 또 IMF는 내년부터 핵심 기후재원을 50%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22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정상회담에서 이 내용은 구체적인 방법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IMF와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후지원 재원 규모를 기존 연간 수십억달러에서 수조달러로 확대할지도 주목받고 있다. 또한 세계은행이 제공할 수 있는 재원을 3배로 늘리고, 기후손실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를 돕기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해운운송에 국제세금을 부과하는 등의 안건도 다뤄질 예정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같은 방법이 비효율적이고 정치적 결정에 의존한다"며 "달러나 기타 세계 주요 통화에 의존하지 않고 현지 통화로 가난한 국가에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하면 이자율이 높은 시기에 차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전적 지원은 현지 통화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우리는 고위험 기후관련 사건에 대비해 제공할 수 있는 채권 발행에 집중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국제 기후채권 도입을 촉구했다.
다만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대출무용론 및 보조금 확대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보조금이 도움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 양허 금융대출도 경제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고이율이 지속되면 문제지만 부채 자체는 나쁘지 않으며, 되레 더 생산적인 경제를 위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개발은행과 기타 공공 및 민간 기관에 대한 기후금융에 대한 참여를 촉구하며 "우리 모두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빨리, 최대한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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