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의 경제학자들 "기후위기 막으려면 부유세 필수"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0 11:45:50
  • -
  • +
  • 인쇄

100명이 넘는 전세계 경제학자들이 극빈층에 대한 기후피해 비용을 지불하려면 극부유층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성장주의 학자로 잘 알려진 제이슨 힉켈(Jason Hickel) 스페인 바르셀로나자치대학(Universitad Autónoma de Barcelona) 환경과학기술연구소 교수 등을 포함한 경제학자들은 국제 탈탄소단체 오일체인지 인터내셔널(Oil Change International)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다음주 개최 예정인 글로벌 금융협정을 위한 정상회담(Summit for New Global Financing Pact)을 앞두고 발표됐다. 성명서의 골자는 전세계가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제한하기 위해서는 극부유층에게 1.5%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명서에 동참한 경제학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의 재산에 부유세를 부과하면 가난한 국가들이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도록 도울 수 있다"며 "또한 기후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의 구조와 재건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수조 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학자들은 극부유층에 2%의 세금을 부과하면 연간 약 2조5000억달러의 재원확보가 가능하다고 봤다.

실제 도넛경제학 행동연구소(Doughnut Economics Action Lab, DEAL)에 따르면 선진국 부유층은 빈곤국에 연간 6조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옥스팜도 "극부유층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으며 상위 1%의 부유층은 세계 최빈국 탄소배출량의 2배에 달하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경제학자들은 일제히 부유층에 대한 부유세 도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럿거스대학교(Rutgers University)의 마크 폴(Mark Paul) 경제학과 교수는 "부유국들이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위기를 해결할 여력이 없다고 말하는 선진국 지도자들의 말은 변명이자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실은 공공자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지가 부족할 뿐"이라고 일갈했다.

넬슨만델라대학교(Nelson Mandela University)의 알렉스 렌페르나(Alex Lenferna) 교수는 "개발도상국과 빈곤국들은 부채에 허덕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진정으로 정의로운 전환을 추진하려면 훨씬 더 많은 공적 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금융을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기후책임연구소(Climate Accountability Institute)의 리처드 히데(Richard Heede) 박사는 "화석연료 회사들은 그들이 초래한 피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부유한 화석연료 회사들은 기후 비상사태에 거의 기여하지 않은 국가와 사람들을 돕는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독일, 중국, 브라질등 약 50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인 이번 글로벌 금융협정을 위한 정상회담에는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상이변의 영향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존의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그간 개발도상국들은 "부유한 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돕고 코로나 대응을 위해 수조 달러를 지원했지만 기후위기의 영향에 대해서는 도움을 주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해왔다.

실제 지난해 11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각국은 기후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를 지원하는 손실 및 피해에 대한 기금을 조성하기로 결의했지만 기금 마련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기후 경제학자들은 "가난한 국가들은 부유한 국가들의 배출량 감축 촉구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늘한 경제 발전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공동주최한 미아 모틀리(Mia Mottley) 바베이도스 총리는 "개발도상국에 제공할 수 있는 자금을 세 배로 늘리기 위해 세계은행과 다른 국제기구의 개혁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참붕어빵' 제품에서 곰팡이...오리온 "전량 회수조치"

오리온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가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오리온은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 발생 사례가 확인돼 시중에

F1 '넷제로' 향한 질주 5년만에 탄소배출량 26% 줄였다

영화 'F1 더 무비' 개봉과 함께 서킷 위 스피드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포뮬러1(F1)은 탄소중립을 향한 질주도 이어가고 있다. F1은 2019년 '20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기후/환경

+

'양산' 쓰는 남자가 늘고 있다..."사막같은 햇빛 그늘막으로 제격"

여자들만 주로 사용하던 '양산'이 38℃를 넘나드는 폭염에 남자들도 여름 필수템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

AI로 탄소포집하는 콘크리트 찾아냈다

수백 년간 공기 중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콘크리트 소재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찾아냈다.23일(현지시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비터비공과대

불볕더위 '아차'하면 온열질환에 쓰러져...폭염 안전수칙은?

전국 곳곳에 폭염경보 혹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폭염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

EU·중국 '기후리더십' 주도권 노리나?…'기후협력' 공동성명 채택

미국과 대척점에 서있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기술을 공동보급하기로 하는 등 협력관계를 더욱 밀착시키고 있다.24일(

산불 1년만에 한달 두차례 홍수...美 뉴멕시코주 마을의 수난

미국 뉴멕시코주 루이도소 마을이 또 물에 잠겼다. 이달에만 벌써 두번째 홍수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루이도소 일

폭염에 차량 방치하면 실내온도 90℃까지...화재·폭발 막으려면?

차량이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실내온도가 90℃까지 치솟으면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폭염시 차량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5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