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관련 탄소저감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재사용 기저귀와 일회용 기저귀의 탄소발자국 차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논란은 영국 환경식품농무부(Defra)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일회용 기저귀가 재사용 가능한 기저귀보다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25% 더 크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 보고에 따르면 생산과정에서 일회용 기저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재사용 기저귀보다 약 9배, 폐기시에는 거의 10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용 기저귀는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잠재영향, 토지 사용, 화석자원고갈 및 제조업에서의 물 사용을 포함해 조사항목 18개 중 7개에서 재사용 기저귀보다 부정적인 환경 영향을 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재사용 기저귀가 18개 항목 가운데 11개에서 부정적인 환경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 주로 해양 부영양화, 광물자원고갈, 담수·해양생태오염 및 물 소비를 포함한 영역에서 악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기저귀를 세척하고 건조하는 과정에서 물과 전력, 세제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일회용 기저귀는 단일 규모로는 전세계 최대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원 중 하나다. 그러나 2005년 라이프사이클 분석에서는 재사용 기저귀와 일회용 기저귀의 환경영향이 거의 차이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활동가들은 정부가 부모들로 하여금 재사용 기저귀로 전환시킬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연구결과가 정책입안자들의 행동부족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일회용 기저귀가 미치는 영향의 범주가 더 작아보여도 기후위기에 있어 실질적으로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재사용 기저귀산업체연합 '내피얼라이언스'(Nappy Alliance) 소속 활동가 엘리자베스 화이트브레드(Elisabeth Whitebread)는 "무게와 부피, 품목수로 볼 때 기저귀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저귀를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며 정책방안뿐만 아니라 인식제고도 필요함을 강조했다.
힐러리 빅(Hilary Vick) 기저귀 세탁업체 '내피에버애프터'(Nappy Ever After) 설립자는 "기저귀를 씻으려면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들지만 일회용 기저귀는 단순히 버리면 돼서 간편한 데다 구매도 쉬워 선택지 자체가 불공평하다"며 정부와 지방당국은 이를 타파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관련업계는 보고서에 명시된 기저귀간 탄소배출 격차가 언뜻 보이는 것만큼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흡수성 위생제품 제조업체 협회'(AHPMA)는 2005년 이후 기술 발전으로 기저귀가 소형화되고 생산에 드는 재료가 줄면서 전세계 일회용품의 온난화 잠재력이 28% 감소했다고 밝혔다. 재사용 제품의 감소율은 38.5%였다.
AHPMA는 "부모 및 보호자들은 가족의 필요와 생활방식에 따라 성능, 피부건강에 미치는 영향, 편의성까지 고려해 기저귀를 고르기 때문에, 어느 쪽을 선택하든 부모 및 보호자에게 있어 아기를 위한 책임있는 선택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에너지 효율이 좋은 세탁기 사용, 회전식 건조 대신 자연건조 그리고 기저귀를 대물림 사용해 환경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 대변인은 "이번 분석결과를 검토하고 있으며 자원을 최대화하고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