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기저귀가 일회용보다 환경에 나쁘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1 15:00:02
  • -
  • +
  • 인쇄

기저귀 관련 탄소저감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재사용 기저귀와 일회용 기저귀의 탄소발자국 차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논란은 영국 환경식품농무부(Defra)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일회용 기저귀가 재사용 가능한 기저귀보다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25% 더 크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 보고에 따르면 생산과정에서 일회용 기저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재사용 기저귀보다 약 9배, 폐기시에는 거의 10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용 기저귀는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잠재영향, 토지 사용, 화석자원고갈 및 제조업에서의 물 사용을 포함해 조사항목 18개 중 7개에서 재사용 기저귀보다 부정적인 환경 영향을 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재사용 기저귀가 18개 항목 가운데 11개에서 부정적인 환경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 주로 해양 부영양화, 광물자원고갈, 담수·해양생태오염 및 물 소비를 포함한 영역에서 악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기저귀를 세척하고 건조하는 과정에서 물과 전력, 세제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일회용 기저귀는 단일 규모로는 전세계 최대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원 중 하나다. 그러나 2005년 라이프사이클 분석에서는 재사용 기저귀와 일회용 기저귀의 환경영향이 거의 차이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활동가들은 정부가 부모들로 하여금 재사용 기저귀로 전환시킬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연구결과가 정책입안자들의 행동부족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일회용 기저귀가 미치는 영향의 범주가 더 작아보여도 기후위기에 있어 실질적으로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재사용 기저귀산업체연합 '내피얼라이언스'(Nappy Alliance) 소속 활동가 엘리자베스 화이트브레드(Elisabeth Whitebread)는 "무게와 부피, 품목수로 볼 때 기저귀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저귀를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며 정책방안뿐만 아니라 인식제고도 필요함을 강조했다.

힐러리 빅(Hilary Vick) 기저귀 세탁업체 '내피에버애프터'(Nappy Ever After) 설립자는 "기저귀를 씻으려면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들지만 일회용 기저귀는 단순히 버리면 돼서 간편한 데다 구매도 쉬워 선택지 자체가 불공평하다"며 정부와 지방당국은 이를 타파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관련업계는 보고서에 명시된 기저귀간 탄소배출 격차가 언뜻 보이는 것만큼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흡수성 위생제품 제조업체 협회'(AHPMA)는 2005년 이후 기술 발전으로 기저귀가 소형화되고 생산에 드는 재료가 줄면서 전세계 일회용품의 온난화 잠재력이 28% 감소했다고 밝혔다. 재사용 제품의 감소율은 38.5%였다.

AHPMA는 "부모 및 보호자들은 가족의 필요와 생활방식에 따라 성능, 피부건강에 미치는 영향, 편의성까지 고려해 기저귀를 고르기 때문에, 어느 쪽을 선택하든 부모 및 보호자에게 있어 아기를 위한 책임있는 선택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에너지 효율이 좋은 세탁기 사용, 회전식 건조 대신 자연건조 그리고 기저귀를 대물림 사용해 환경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 대변인은 "이번 분석결과를 검토하고 있으며 자원을 최대화하고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기내식 용기 '식물성 소재'로 바꾼다

대한항공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기내식 용기를 도입한다.대한항공은 오는 12월부터 밀짚, 사탕수수, 대나무 등 비목재 식물성 원료로 제작된 기내식 용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젊어지는 삼성전자'...30대 상무·40대 부사장으로 '세대교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24명 많은 161명에 대한 임원승진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와 로봇,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는 게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돈지갑' 나왔다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나왔다. 한국조폐공사는 진짜 돈이 담긴 화폐 굿즈 신제품 돈방석·돈지갑을 출시하고,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와디

파리크라상 '사업부문'과 '투자·관리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을 진행한다.SPC그룹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공사장 오폐수 무단방류로 고발

포스코이앤씨가 오폐수 무단방류 혐의로 광명시로부터 고발당했다.경기도 광명시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원광명지하차도 터파기 과정에

기후/환경

+

땅속에서도 죽지 않는다...북극 동토층 '좀비 산불'로 몸살

땅속으로 파고든 불씨가 죽지않고 타는 '좀비 산불'이 시베리아와 캐나다, 알래스카 등 북극의 새로운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좀비 산불'은 유기토양

기후취약국들 갈수록 '빚더미'..."기후재원 언제까지 대출받아 피해복구?"

기후재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를 촉발시킨 선진국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다시한번 촉구하고 나섰다.기후

1만2000년만에 분화한 화산...연기 14km까지 치솟아

에티오피아 북동부에 위치한 하일리 굽비 화산(Hayli Gubbi volcano)이 약 1만2000년 만에 처음으로 분화했다고 24일(현지시간) AFP,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

"초미세먼지 줄여라"…정부,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에 출력제한 조치

온화한 날씨로 인해 올겨울 초미세먼지(PM2.5)가 지난해보다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발전소 최대 17기

탄소배출권 사서 메우자?...배출권 의존기업 탄소감축 '제자리'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확대보다 기업의 직접 감축 노력이 우선이라는 국제보고서가 공개되며 상쇄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대한상의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 모집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재생에너지 활용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연수는 오는 12월 10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