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바닷물 뜨거워지면...한반도 태풍 증가한다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5 17:03:43
  • -
  • +
  • 인쇄

서태평양 적도 부근에서 주로 발생하던 태풍이 점점 북쪽으로 발생 위치가 변화하는 원인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는 6~8월 대서양의 바닷물 온도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연구진은 대서양 적도 해역 수온이 상승하는 이른바 '대서양니뇨'가 발생하면 여름철(6~8월) 한국과 일본에 상륙하는 태풍의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대서양 동부 적도 해역(ATL3)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면 서태평양에서는 대기 상층 수렴과 하층 소용돌이 구조변화가 발생해 태풍이 북위 22.5~40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태풍은 대부분 일본과 한반도를 향한다. 

이번 연구는 1979년~2022년까지 44년간의 북서태평양(WNP) 태풍 활동과 대서양 해수면 온도, 대기순환 자료를 종합분석했다. 

실제 '대서양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북위 22.5~40도 지역에서 발생한 태풍은 연평균 4.57개에 달했다.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대서양니냐'가 발생한 해에 태풍의 수는 3개에 불과했다. '대서양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적도에서 북위 22.5도 지역의 태풍이 줄었다. 

대서양 바닷물의 온도변화 영향은 태풍이 생성되는 위치에 그치지 않았다. '대서양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한국과 일본에 상륙한 태풍의 수가 평균 2.0개였지만 '대서양니냐'가 발생한 해의 태풍 상륙 건수는 1.57개였다.

2018년이 대표적인 사례다. ENSO와 북대서양 해수온 모두 중립이었던 당시 여름에 북위 22.5~40도 지역에서 태풍이 대거 발생했는데, 이 해에 '대서양니뇨'가 강하게 발생했다. 이는 대서양-태평양간 해양·대기 상호작용을 통한 원거리 영향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ENSO(엘니뇨·라니냐)가 중립적인 해에도 북위 22.5 이상에서 태풍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기존 변수로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대서양니뇨가 그 해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대서양니뇨'의 특징은 6~8월, 즉 태풍 조기 시즌에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시기 서태평양 열대 해역에는 강수 억제, 습도 저하, 하층 소용돌이 약화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적도 부근 태풍 발생을 억제한다. 반면 북위 15~30도 지역에서는 상승기류와 함께 태풍 발생 환경이 만들어진다.

ENSO 역시 북서태평양 태풍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지만, 이번 연구는 ENSO의 영향이 약한 조기 시즌(6~8월)에는 대서양니뇨가 보다 효과적인 예측 신호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ENSO와 대서양니뇨가 서로 상반된 위상일 경우, 북상 경향이 더 강해지는 상호작용 효과도 함께 확인됐다.

연구진은 "ENSO보다 대서양니뇨의 계절 예측 정확도는 아직 낮지만, 일부 모델에서는 3~4개월 전부터 예측 가능하다는 연구도 있다"며 "봄철 대서양 수온 정보를 바탕으로 한반도 여름 태풍 예측을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김동민 NOAA 박사는 "대서양니뇨는 그동안 간과돼 왔던 요인으로, 한반도와 일본에 영향을 주는 태풍 경로 예측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며 "향후 조기 경보 체계 고도화를 위해 대서양 해역 수온 변화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 6월 23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코오롱 사장단 임원인사...40대 신규임원 대거 발탁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에 코오롱ENP 김영범 사장을 내정하는 등 코오롱그룹이 24일 올해 정기인사를 일찌감치 단행했다.신임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러쉬,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용기 도입...글로벌 뷰티업계 최초

프레쉬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글로벌 뷰티업계 최초로 '오션 플라스틱 방지 인증(Prevented Ocean Plastic™, 이하 POP)' 용기 비중을 늘

해킹 피해 안당했다더니...LG유플러스 서버도 뚫렸다

LG유플러스도 서버가 해킹 당한 정황을 사이버 보안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3사가 모두 사이버침해를 당했다.23일 연합뉴스는 LG유플러스

LG CNS, 난민 돕는다...유엔난민기구에 AI법률지원 서비스 기부

AX전문기업 LG CNS가 유엔난민기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난민 법률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이를 기부한다고 23일 밝혔다. AI 기술을 통해 법률서비

대한항공, 캐나다 2대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10% 확보 완료

대한항공이 캐나다의 2대 항공사인 웨스트젯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대한항공은 캐나다 웨스트젯의 지배회사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및

기후/환경

+

'슈퍼태풍' 배후는 석유기업?..."소송으로 기후책임 묻는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소송을 당하거나 패소하는 등의 사회적 책임이 가해지고 있다. 필리핀의 슈퍼태풍에서 살

막가는 트럼프 행정부...북극곰 서식지에 석유시추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래스카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ANWR) 전역에 석유·가스 시추를 할 수 있도록 승인해 빈축을 사고 있다.23일(현지시

美플로리다 산호...유례없는 해양 열파에 사실상 '멸종단계'

미국 플로리다의 산호초가 기후변화로 사실상 멸종단계에 이르렀다.24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시카고의 셰드수족관 연구팀은 플로리다주 해안에 서

기후재난 절반이상 발생하는 아시아...기후 대응정책 '시험대'

폭염·가뭄·홍수 등 기후재난이 잇따르자 아시아 각국이 적응 중심 대응에 나섰다.22일(현지시간) 뉴질랜드의 아시아미디어센터(Asia Media Centre

끝나지 않은 더위에 日 농업 직격탄…벼·과일·채소 수확량 급감

일본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면서 벼와 과일, 채소의 생산량과 품질이 급감하고 있다. 쌀값이 2배 이상 치솟았던 일본에서 기후변화로 농산물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