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전도 '전력자원'..."분산전력 묶는 '가상발전소' 늘려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5 12:20:02
  • -
  • +
  • 인쇄
재생에너지 확대될수록 '분산편익' 중요
통합적 예측·관리 위한 가상플랫폼 필요
▲'분산형 전력 플랫폼 사례 분석'을 주제로 발표중인 60Hertz 김종규 대표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연료전지, 스마트가전, 전기자동차 등 '분산형 전력'을 적극 활용하고, 이에 따라 복잡하게 얽힌 전력의 수요와 공급을 IT기술을 활용한 '가상발전소'를 통해 유연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스마트 그린에너지포럼 주최로 LS용산타워에서 열린 '2023 스마트 그린 에너지 포럼: 지능형 전력망 슬기로운 비즈니스 탐구'에서 RE100 및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의 소비와 공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인프라인 '지능형 전력망'을 시급히 도입해야 할 필요성과 그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제3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관은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다보니 여름철과 겨울철 피크전력에만 대비해 세우던 전력수급대책을 사시사철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재생에너지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빈번하게 출력량이 달라지면서 전압에 문제를 일으킨다거나, 해안가에 몰린 풍력이나 호남지역에 몰린 태양광 등 편중된 경우가 많아 전력수요가 높은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대규모 송전망 프로젝트를 새로 진행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확대됨에 따라 계통망의 불안정성이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정책관은 "수요와 공급을 지역적 차원에서 일치시켜 분산편익들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계통망 안정성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제도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관리 통제 가능하고, 시장에 들어와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서 유연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소규모로 분산된 전력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수요지 인근 또는 배전망에 연계돼 에너지·용량·보조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잉여 전기 해소 등이 가능한 전력 자원인 '분산자원'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과거에는 에너지회사들의 전유물이었던 전력시장이 연료전지, 스마트가전, 전기차 등으로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분산형 전력 플랫폼 사례 분석'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60Hertz 김종규 대표는 "폭스바겐 미하엘 요스트 부사장은 전기차를 일종의 보조배터리로 활용하는 'V2G'(Vehicle to Grid) 솔루션을 소개하며 조만간 폭스바겐이 전세계 수력발전 전력량을 넘어선 1TW 규모의 저장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했다. 다만 우후죽순 늘어나는 분산전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IT 기술을 통해 각각의 자원들을 연결하고, 관리하는 '가상발전소'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유럽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해 신뢰성 있는 하나의 발전소처럼 작동하도록 하는 독일의 넥스트 크라프트베르케, 에너지저장장치를 통해 전력망 안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미국의 스템(STEM) 등이 대표적"이라며 "영국의 옥토퍼스에너지와 같은 경우에는 전기차 충전을 위한 특별 요금제, 30분마다 가격이 바뀌는 요금제, 피크시간마다 특별혜택을 주는 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서비스까지도 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스라엘이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을 많이 배출하는 국가로 자주 언급되지만, 대기업의 자금력과 제조기반이 받쳐주지 못해 서비스가 확산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종종 들려온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한화큐셀, LG, 삼성, SK 등 전기배터리를 제조하는 기업, 현대자동차와 같이 전기차를 만드는 기업 등 한 국가에 막강한 제조업체들이 다수 존재하는 경우가 잘 없다"면서 "대기업의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스타트업과 함께 소프트웨어를 개척하는 사례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많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패널로 참석한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기술과 창업이 연결될 수 있는 가교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기후에너지대학원이 주요 기술대학에 신설될 필요가 있고, 정책지원 못지 않게 민간기업들의 금융지원을 통해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