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27년 비중 8%로 하향조정
우리나라가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21.6%로 낮춘 것과 달리,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에 이르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석탄발전을 제칠 것으로 내다봤다.
6일(현지시간)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IEA는 '신재생에너지(Renewables) 2022'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 상황으로 인해 국가들이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하게 되면서 전례없이 수요가 치솟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새롭게 확충되는 에너지원의 90% 이상은 신·재생에너지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앞으로 5년간 추가될 신·재생에너지 용량은 총 2400기가와트(GW)로, 현재 중국의 전체 발전용량과 맞먹는 규모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IEA가 예측한 2022~2027년 신재생 에너지 확충 용량에 비해 30% 늘어난 것이다. 전세계 태양광 발전 용량은 2027년까지 거의 3배로 증가하고 풍력 발전 용량은 2배로 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IEA는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지난해 예측보다 하향 조정했다. IEA는 "2027년까지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28GW 늘어 올해보다 2배 커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2년간 한국에서 태양광발전 계약 입찰능력이 80% 낮아지면서 2027년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 전망치를 지난해 발표한 전망치보다 8%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정부는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량 비율을 지난해 87:13에서 2030년 60:40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도 줄인다. 전 정부에서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면서 여러 문제가 있었고 태양광 특성상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돼 전력수급이 불안하다는 이유다.
보고서는 "지난해보다 풍력발전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2027년까지 한국의 풍력 발전용량이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의 풍력발전량이 현저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치는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REC 가격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의 높은 도매가격이 한국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동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준 태양광·풍력 등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OECD 평균인 17%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에너지 환경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21.6%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또한 발전사업자가 일정 비율 이상 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생산해야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비율(RPS)'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후솔루션 한가희 연구원은 "세계 재생에너지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며 빠르게 확대되는 이유는 재생에너지가 다른 발전원과 '공정한 보상과 계통 접속권'을 바탕으로 경쟁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한국은 석탄, LNG와 같이 화력발전 중심의 전력시장 구조를 유지하고 있고 복잡한 인허가와 이격거리 규제 때문에 재생에너지가 시장과 계통에서 불공정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또 "낡은 전력시장계통과 복잡한 인허가 규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한국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OECD 꼴찌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최근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하향 조정한 정책 결정은 이런 국내 재생에너지 생태계를 더욱 위축시킬 전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IEA를 비롯한 공신력있는 연구기관에 따르면 2025년 이후까지 화석연료의 가격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는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만이 국내 전력시장의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해결책이고 더 나아가 국내 기업의 실제 'RE100 조달'을 통해 산업경쟁력 강화까지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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