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30년만에 탄광개발 허가…탈석탄 역주행?

전찬우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9 15: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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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땐 온실가스 年40만톤 배출
"기후대응 의구심…리더십 타격"
▲ 영국 주택부 앞에서 탄광 개발에 반대하는 시위자들 (사진=연합뉴스)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던 영국이 30년 만에 새로운 탄광의 개발을 허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은 영국 주택·균형발전부가 30년 만에 새로운 탄광의 개발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마지막 탄광이었던 켈링리 탄광(Kellingley Colliery)이 폐쇄된 지 약 7년 만이다.

개발이 승인된 탄광은 영국 북서부 코플랜드구(Copeland District) 화이트헤이븐(Whitehaven)에 위치한 우드하우스 탄광(Woodhouse Colliery)이다. 웨스트 컴브리아 광업(West Cumbria Mining)이 23만㎡ 규모의 탄광을 2년에 걸쳐 개발한다. 현재 광산의 대부분은 바닷속에 잠겨 있는 상태다.

영국 주택·균형발전부는 새로운 탄광이 수백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의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지역에서는 정부의 허가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역 보수당 의원을 포함한 탄광 개발 지지자들은 "과거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쇠퇴했던 우리 지역이 다시 부흥할 기회"라고 말했다. 마이크 스타키(Mike Starkie) 코플랜드구 시장 또한 "세계는 아직 석탄을 필요로 한다. 탄광 개발은 우리 지역에 엄청난 경제 성장을 안겨다줄 것"이라며 긍정적 입장을 내놨다.

주택·균형발전부 대변인은 "철강 산업에 있어 아직까지 석탄은 필수적이다. 자국에서 생산하지 않는다면 수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남은 석탄은 전량 수출할 예정이다. 전력 생산에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은 탈석탄 추세에 역행한다는 비판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제철소에서 석탄을 사용할 때도 온실가스는 배출된다. 환경단체가 영국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이유다. 실제로 해당 개발계획이 처음 제시된 것은 2014년이었으나, 당시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중단된 바 있다.

알록 샤마(Alok Sharma)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제26차 회의(COP26) 의장은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넷제로를 위한 필수요건"이라며 "영국이 힘들게 쟁취한 기후대응 분야의 영향력이 이번 탄광 개발 허가 결정으로 인해 축소됐다"고 말했다.

존 거머(John Gummer) 전 보수당 내각 장관이자 현 영국기후변화위원회 회장 또한 "탄광 개발 허가는 명백한 탄소배출 증가를 뜻한다. 탄소중립을 향한 그간의 노력을 저해하는 것"이라며 "기후대응과 관련한 영국의 정책적 방향성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번 탄광 개발 비용 예상액은 1억6500만파운드(약 2600억원)다. 완공시 연간 280만톤의 석탄을 생산하면서 약 40만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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