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부산 "재활용한다" 해놓고 재활용업체명은 함구
올 3월 개장 이후 누적 이용자가 50만명이 넘은 롯데월드부산이 플라스틱 쓰레기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물놀이 기구 이용객들이 쏟아내는 하루 수천개의 비닐 우비가 어떻게 재활용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월드부산의 '자이언트 스플래시'라는 놀이기구를 이용하려면 물에 젖지 않기 위해 우비를 착용해야 한다. 이 우비는 분홍, 파랑, 노란색 등 색상있는 비닐로 만들어졌다. 놀이기구 담당 직원도 이용객들에게 연신 우비 착용을 권유했다. 우비를 입지 않으면 옷이 다 젖을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이다보니, 대부분의 이용객들은 1개당 3000원씩하는 비닐 우비를 별도로 구매하고 있다.
문제는 돈을 주고 구입한 비닐 우비를 한번만 쓰고 버린다는 점이다. 놀이기구를 내리면 쓰레기통과 함께 우비수거함이 마련돼어 있었다. 하지만 놀이기구에서 정신없이 내리는이용객들은 놀이기구에서 내리자마자 출구 통로에 있는 쓰레기통에 사용한 우비를 버렸다. 이에 대해 롯데월드부산 관계자는 "사용한 우비는 전량 수거해서 재활용 가공업체에 보내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비는 100% 재활용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롯데월드부산은 다른 쓰레기들과 마구 뒤엉켜있는 비닐 우비를 쓰레기통에서 일일이 분리수거해서 재활용 가공업체에게 보낸다는 얘기가 된다. 이 관계자는 비닐 우비를 수거해가는 재활용 업체가 어디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끝내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뉴스트리 취재진은 롯데월드부산이 위치한 기장군의 재활용업체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확인한 결과, 우비를 재활용하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동부산재활용센터 대표는 "우비는 재활용을 하지 않는다"면서 "대부분의 우비는 소각하거나 폐기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재활용센터를 운영하는 김현수 ACI 대표는 "우비같은 경우는 재활용해도 단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국내 재활용업체들이 재활용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닐'은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매립하면 썩는데 최소 500년 이상 걸리고,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대기와 토양이 오염된다. 지난 6월 영국 스코틀랜드 스털링대학 연구진은 로타바이러스 등 설사와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장내 바이러스가 길이 5mm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에 달라붙어 물속에서 생존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최근에 영국 헐 요크 의과대학의 연구팀은 살아있는 사람의 폐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하기도 했다.
비닐은 소각해도 문제다. 소각할 때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이 대기로 배출된다. 이는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비닐을 소각하면 인체에 치명적인 다이옥신 등 유독물질도 발생한다. 다이옥신은 소량만 섭취해도 인체에 축적돼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무색의 발암물질로, 주로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이다.
이처럼 인체에 유해하고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비닐 우비가 부산 롯데월드에서 하루 1500개 이상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 우비는 모자 크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끈까지 달려있다. 끈은 비닐과 재질이 달라 우비 채로 버려질 경우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게 재활용업체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비닐 우비가 재활용되는 것을 확인하느냐는 질문에 롯데월드부산 관계자는 "재활용 가공업체에 우비를 보내는 것까지가 롯데의 역할"이라며 "그 이후의 과정은 재활용 가공업체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롯데가 책임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부산에서 '자이언트 스플래시' 놀이기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 A씨는 "한번 쓰고 버리는 비닐 우비를 3000원이나 주고 산다는 것도 아깝지만, 이렇게 버려지는 비닐 우비가 매일 쏟아진다고 생각하니 찜찜하다"면서 "이 놀이기구를 이용하면 쓰레기를 만드는 것 같아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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