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에서 원유 뽑아내는 열분해유..."중앙집중식보다 분산형이 경제적"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8-11 12:00:02
  • -
  • +
  • 인쇄
유니스트 연구팀, 경제성과 환경 타당성 비교분석
분산형은 초기투자비 적어 시장진입 장벽 낮출 것
▲보리스 연구원(좌)과 변만희 연구원 (사진=유니스트)

폐플라스틱을 고온가열해 원유를 뽑아내는 열분해유 생산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중앙집중시설보다 컨테이너형 설비를 지역별로 나눠 설치하면 경제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형화된 분산형 시설은 초기투자 비용도 적어 열분해유 시장진입 장벽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임한권 교수팀은 분산형 시스템과 기존의 중앙집중형 열분해유 생산시스템의 경제적·환경 타당성을 비교분석한 결과, 중앙집중 방식은 플라스틱 처리량은 많은데 비해 연간 수익이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분산형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중앙집중식 열분해유 생산방식은 하루 플라스틱 처리량이 3100~4600kg으로 나왔다. 반면 분산형 시스템은 하루 처리량이 1000~4000kg이었다. 그러나 중앙처리 방식의 연간 수익은 최대 14만7800달러(약 1억9000만원)인 반면, 분산형 처리방식은 19만 6600달러(약 2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하루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중앙집중식이 670~1430kg인데, 분산형 시스템은 100~1000kg로 예측돼 분산형이 더 유리한 것으로 나왔다.

연구팀은 총 61개 지역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6개의 컨테이너 형태 분산형 설비와 중앙집중형 공장으로 운송된다고 가정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실제 지역별로 배출되는 플라스틱 양을 반영했다.

▲컨테이너형 분산형 열분해유 생산시스템 (사진=유니스트)

논문 제1저자인 보리스(Boris Brigljević) 유니스트 연구원(현 ㈜카본밸류 소속)은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원은 넓은 지역에 걸쳐 분포하는 특성이 있어서 소규모의 플라스틱 열분해 공장이 산재한 경우를 분석해 보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리스 연구원이 경제성·지정학적 분석 데이터를 확보한 크로아티아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공동 제1저자인 변만희 연구원은 "분산형 설비 가격이 중앙집중형보다 저렴하고, 운송경로 최적화로 플라스틱 수거 비용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라며 "지리적 여건 등에 따라 분석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한국에 관한 연구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임한권 교수는 "설비 대형화와 공격적 투자로 원가를 낮추는 '규모의 경제' 대신 소규모 시설로도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춰 열분해유 생산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전반적인 열분해유 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결과의 의미를 설명했다.

▲중앙집중식 시스템과 분산형 시스템의 타당성 평가결과 비교 (자료=유니스트)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전세계 플라스틱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추세대로 간다면 2060년쯤 전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2019년보다 3배 많은 10억1400만톤에 달할 것으로 경고했다. 이는 에펠탑 10억개와 맞먹는 무게다. 그러나 이 가운데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약 20%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플라스틱 열분해유 기술은 이처럼 낮은 플라스틱 재활용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열분해유는 300~800°C의 고열로 폐플라스틱을 열처리해 원래 원료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정제한 열분해유는 플라스틱을 비롯한 각종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만큼 이미 사용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계속 쓰는 순환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파키스탄의 라호르 경영과학대학교(Lahore University of Management Sciences)와 ㈜ 카본밸류와 함께 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클리너 프로덕션(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8월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셀트리온제약 임직원, 청주 미호강서 플로깅 캠페인 진행

셀트리온제약은 28일 충북 청주 미호강에서 플로깅(Plogging) 캠페인 '셀로킹 데이(CELLogging Day)'를 진행했다고 밝혔다.플로깅은 '이삭을 줍다' 뜻의 스웨덴

현대이지웰, 멸종위기 '황새' 서식지 조성활동 진행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지난 26일 충청북도 청주시 문의면 일대에서 황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무논 조성 활동을 전개

자사주 없애기 시작한 LG...8개 상장사 "기업가치 높이겠다"

LG그룹 8개 계열사가 자사주 소각, 추가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28일 일제히 발표했다. 이날 LG그룹은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

쿠팡, 장애인 e스포츠 인재 채용확대 나선다

쿠팡이 중증장애인 e스포츠 인재 채용을 확대한다.쿠팡은 한국장애인개발원,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과 중증장애인 e스포츠 직무모델 개발과 고용 활성

[ESG;스코어] 공공기관 온실가스 감축실적 1위는 'HUG'...꼴찌는 어디?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실적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감축률이 가장 높았고, 보령시시설관리공단·목포해양대학교·기초과학연구원(IBS)

LG전자 신임 CEO에 류재철 사장...가전R&D서 잔뼈 굵은 경영자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가 용퇴하고 신임 CEO에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이 선임됐다.LG전자는 2026년 임원인사에서 생활가전 글로벌 1위를 이끈

기후/환경

+

'CCU 메가프로젝트' 보령·포항만 예타 통과...5년간 3806억 투입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사업 부지 5곳 가운데 2곳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쓰레기 시멘트' 논란 18년만에...정부, 시멘트 안전성 조사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폐기물이 활용됨에 따라, 정부가 소비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시멘트 안전성 조사에 착수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환경단체,

해변 미세플라스틱 농도 태풍 후 40배 늘었다...원인은?

폭염이나 홍수같은 기후재난이 미세플라스틱을 더 퍼트리면서 오염을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27일(현지시간) 프랭크 켈리 영국 임페리얼 칼리

잠기고 무너지고...인니 수마트라 홍수와 산사태로 '아비규환'

몬순에 접어든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들이 홍수와 산사태로 역대급 피해가 발생했다.28일(현지시간) 가디언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수마트라섬에

현대이지웰, 멸종위기 '황새' 서식지 조성활동 진행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지난 26일 충청북도 청주시 문의면 일대에서 황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무논 조성 활동을 전개

[주말날씨] 11월 마지막날 '온화'...12월 되면 '기온 뚝'

11월의 마지막 주말 날씨는 비교적 온화하겠다. 일부 지역에는 비나 서리가 내려 새벽 빙판이나 살얼음을 조심해야겠다.오는 29∼30일에는 우리나라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