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정확하게 수집하고 제거하는 생체공학로봇이 개발된다.
22일(현지시간) 중국 쓰촨대학교 연구진은 몸체에 미세플라스틱을 흡착해 수거하는 생체공학 '물고기 로봇'을 설계했다고 발표했다. 길이가 13mm에 불과한 이 물고기 로봇은 꼬리에 달린 레이저로 플랑크톤이 움직이는 속도와 유사한 1초당 약 30mm 속도로 헤엄칠 수 있다.
로봇의 주 소재는 조개껍데기의 내벽, 즉 자개다. 다양한 미세분자 시트들을 겹쳐 진주층과 유사한 물질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물고기 로봇은 신축성 및 유연성이 뛰어나 최대 5kg의 무게까지 끌어당길 수 있다. 유기염료, 항생제 그리고 중금속 입자가 로봇의 소재와 강한 화학적 결합 및 정전기 작용을 통해 흡착하도록 돼 있다. 물고기 로봇은 이같은 원리로 물속 미세플라스틱을 수집하고 제거한다.
미세플라스틱은 물병, 타이어, 합성섬유 등 플라스틱 물질이 마모 혹은 노화되면서 방출된 미세 입자로, 현재 가장 심각한 환경오염원으로 꼽히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은 물론 토양과 강까지 오염시키고 있으며, 심지어 히말라야와 심해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산물과 농산물, 식수 등을 통해 인체로 유입된다. 이에 연구진은 물고기 로봇으로 수질오염을 제거할 방안을 고안한 것이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왕위옌(Yuyan Wang) 쓰촨대학 고분자연구소 연구원은 "소프트 로봇의 첫번째 사례"라며 "연구원들은 로봇이 수집한 미세플라스틱의 구성 및 생리학적 독성을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물고기 로봇을 만드는 신소재는 재생능력도 갖췄다. 왕 연구원은 물고기 로봇은 기능의 89%까지 스스로 치유할 수 있으며, 몸체가 손상되거나 절단된 경우에도 미세플라스틱 흡착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왕 연구원은 "이제 개념이 증명된 단계"라며 "특히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더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수심이 깊은 곳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 연구원은 이번 설계가 다른 유사 프로젝트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나노기술을 두고 "오염물질의 탐지 및 수집에 있어 운영비를 절감하고 개입 효율성을 향상시킨다"며 연구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필립 드모크리투(Philip Demokritou) 미국 러트거즈대학 나노과학첨단소재연구센터장은 나노 기술이 미세플라스틱과의 싸움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연구를 두고 "나노기술 분야에 있어 기초적인 성과"라고 평하며 "재료에 대한 연구가 향상되면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하고 환경으로부터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내는 다각적인 접근도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협회(ACS) 월간 동료평가 과학저널 나노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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