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장착 세탁기 출시부터 생분해성 직물개발 분주
의류의 약 60%는 합성섬유다보니, 우리가 옷을 입고 있을 때나 세탁할 때 무수히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 5mm 이하의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이므로, 웬만해서는 걸러내기 쉽지 않다.
그러나 옷 1벌을 세탁할 때마다 70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것을 마냥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이에 프랑스는 2025년부터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필터 장착을 의무화시켰고, 여기에 자극받은 영국도 하원의원들을 중심으로 2025년부터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섬유필터 장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비슷한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세탁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낼 수 있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나와있다. 물론 제품별 성능은 천차만별이다.
영국 플리머스대학이 시판중인 미세플라스틱 필터 6개 제품의 성능을 평가했더니, 'X필트라'(Xfiltra)라는 제품은 배수구로 유출되는 미세섬유를 78%까지 걸러냈다. 반면 '린트 LUV-R'과 '플래닛 케어필터' 시스템은 각각 25%와 29%의 미세플라스틱만 걸러냈다. 드럼세탁기 전용인 '거피프렌드'(Guppyfriend) 세탁백은 미세플라스틱을 54% 걸러냈고, '포스 엘리먼트'(Fourth Element)의 세탁백은 21%만 걸러냈다. '코라(Cora) 볼'의 경우 1개당 섬유를 31% 걸러냈다.
미세플라스틱을 걸러주는 세탁기도 출시됐다.
독일에서는 세계 최초로 세탁과정에서 배출되는 합성섬유 미세플라스틱을 90%까지 걸러주는 필터가 장착된 세탁기가 선보였다. 독일 가전업체 그룬딕(Grundig)이 개발한 이 세탁기에 장착된 필터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최대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카트리지를 교체할 필요가 없는 일회용 섬유필터도 있다. 영국기업 매터가 개발한 필터 '걸프'(Gulp)는 기존 세탁기에 장착할 수 있는데 유출 파이프와 배수관 사이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걸러준다.
미세플라스틱은 에베레스트산 정상부터 깊은 바닷속에서도 발견될만큼 확산 정도가 심각하다. 미세플라스틱은 호흡을 하거나 물을 마실 때 몸속으로 유입되며, 최근 실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세포도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필터만으로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리처드 톰슨 플리머스대학 교수는 "모든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의 약 50%는 옷을 입고 있는동안 발생한다"며,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지 않는 섬유로 옷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생분해성 원료로 직물을 개발하고 있다. 알지크닛(AlgiKnit)은 다시마로 생분해성 실을 만들고 있고, 오렌지파이버(OrangeFiber)는 오렌지 주스를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로 직물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스퀴텍스(Squitex)는 오징어 촉수에서 발견된 단백질을 이용해 직물을 만들고 있다. 스퀴텍스는 "이 단백질은 자가 치유력이 세계에서 가장 빨라서 직물이나 코팅용 섬유로 만들면 미세섬유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 나노룸(Nanoloom)은 그래핀을 사용해 벗겨지지 않는 직물을 개발하고 있다.
면화는 천연소재이므로 생분해가 되지만, 생산과정에서 물과 살충제가 남용된다. 전세계 면화 생산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베터코튼 이니셔티브는 2030년까지 면화 1톤당 탄소 배출량을 2017년 대비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2022년 말까지 농약사용, 토양건강, 소작농 생계, 여성의 권한 등을 포괄하는 추가 목표가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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