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폐기물[2] 합성섬유 '미세플라스틱' 온상...한번 세탁에 미세섬유 70만개 배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09-27 17:39:32
  • -
  • +
  • 인쇄
[지구를 지키는 순환경제] 의류폐기물 [2]
바다유입된 미세플라스틱 35% '미세섬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제일 먼저 손을 씻고 옷을 갈아입는다. 벗어버린 티셔츠나 바지는 곧장 세탁바구니에 던져진다. 요즘처럼 코로나19가 창궐할 때면 어디서 바이러스가 묻었는지 알 수 없으니 청결유지는 필수다. 그런데 이렇게 쌓인 옷들을 매일 세탁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입는 의류의 약 60%는 합성섬유다. 즉 석유에서 원사를 뽑아내 만들어지는 옷이라는 의미다. 원료가 석유화학계다보니 합성섬유는 옷을 입고 다닐 때도 미세플라스틱이 뿜어져 나오지만 세탁할 때도 엄청난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세탁과정에서 떨어져나온 미세플라스틱 조각들은 하수정화 시설에서도 걸러지지 않은 채 그대로 강으로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양을 오염시키고 바다생물들에게 해를 끼친다. 심지어 청정해역으로 손꼽히는 북극해까지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돼 있다.



◇ 합성섬유, 미세플라스틱의 온상

합성섬유 의류는 면옷보다 탄소배출량이 약 3배에 달하며, 세탁할 때마다 섬유가 마모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대량 배출된다.

영국 플리머스대학(Plymouth University)의 연구에 따르면 합성섬유는 한번 세탁할 때 70만개 이상의 미세섬유가 배출된다. 영국에서 가장 큰 비영리 여성단체인 WI(National Federation of Women’s Institutes)의 앤 존스 회장은 "연구결과 영국에서만 매주 최소 9조4000개에 달하는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세탁 과정에서 방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에 따르면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15~31%는 가정과 산업용 제품에서 배출된다. 특히 바다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약 35%는 미세섬유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은 담수와 농경지로도 흘러들어간다. 또 공기중 먼지로 퍼지면서 결국 사람이 이를 흡입하게 된다.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태반을 비롯해 사람의 몸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도 이런 원인에서다.

아쉽게도 미세플라스틱이 인간과 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명확한 연구자료는 아직 없다. 전세계 전문가들은 이 영향에 대해 연구중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일반 플라스틱보다 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세탁횟수 줄여라···세탁기 필터장착 의무화 추세
 
그러면 가정에서 미세섬유 배출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세탁 횟수를 가급적 줄여야 한다. 세탁물은 모아놨다가 한꺼번에 세탁하는 것이 좋다. 또 낮은 온도에서 세탁을 하고, 세탁 시간도 짧게 하도록 해야 한다. 영국 리즈대 루시 코튼 박사 연구팀은 약 25도의 낮은 온도에서 30분간 세탁했을 때 미세섬유 배출량이 52%까지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합성섬유 재질의 옷은 세탁망에 넣고 세탁하는 것이 좋다. 또 통돌이 세탁기보다 드럼세탁기를 사용하고, 건조기보다 자연건조를 하는 것이 미세섬유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필터를 장착하는 것도 미세섬유 배출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이 필터는 거의 모든 플라스틱 미세섬유를 걸러낼 수 있는데다 값도 저렴하다.

프랑스는 세계최초로 2025년부터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모든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합성섬유 필터를 의무적으로 탑재하도록 하는 '낭비방지 및 순환경제법'을 시행한다. 프랑스는 법 시행 이전에 필터를 장착한 제조사에 각종 세제혜택을 줄 방침이다. 이에 현재 유럽연합(EU)도 비슷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도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필터 의무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의회는 최근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당적 단체를 구성했다. 이 단체는 지난 21일(현지시간) 2023년부터 섬유업체들이 폐기물에 대해 책임지도록 하고, 2025년부터 영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세탁기에 필터를 장착하도록 장관이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정부에서 플라스틱 오염부 장관을 임명할 것도 요구했다. 이 단체를 구성한 보수당의 알베르토 코스타 의원은 "이는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국 환경식품농촌부 대변인은 "정부가 플라스틱 오염원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미세플라스틱 필터의 의무장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세탁 문제를 해결한다고 의류계 플라스틱 배출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이탈리아 국립연구협의회(IPCB-CNR)와 영국 플리머스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합성섬유 의류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대기에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 의류계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류 산업계 및 소비에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감축 사업 대출이자 지원"...기후부, 올해 3조원 푼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위해 신규대출을 받는 기업에게 올해 3조원 규모의 대출이자를 지원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녹색정책금융 활성화

LS전선, CDP 기후변화 대응 평가서 '리더십 등급' 획득

LS전선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평가에서 '리더십(Leadership)' 등급을 획득했다.LS전선은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가 발표한 2025년

[ESG;NOW] 남양유업 ESG, 재생에너지 전환률 '깜깜이'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유럽은 12만원인데...배출권 가격 2~3만원은 돼야"

현재 1톤당 1만6000원선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이 2만원 이상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산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6년만에 흡수합병한다

빙그레가 13일 이사회를 열고 해태아이스크림과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오는 2월 12일 합병 승인 이사회를 개최하고 4월 1일 합병을 완료

SPC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지주사 '상미당홀딩스' 출범

SPC그룹이 13일 지주회사 '상미당홀딩스(SMDH)'를 출범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파리크라상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

기후/환경

+

[신간] 생각이 크는 인문학 <27> 식량 위기

우리의 식탁은 안전할까?현재 전세계는 식량 불평등에 시달리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낭비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배고

열 받은 유엔 사무총장...트럼프 겨냥해 80주년 연설 준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연합(UN) 창설 80주년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격할 예정이다.1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한반도 바닷물 온도 가파르게 상승...지난해 '역대 2위'

지난해 우리나라 주변 동아시아 해역 수온이 역대 2위로 가장 높았다.국립수산과학원은 2025년 동아시아 바다의 평균 표층수온이 20.84℃로 2000년대 이후

[날씨] '극강한파' 몰려온다...눈·비 온뒤 영하 17℃ '뚝'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눈·비가 내린 후 다시 추워지겠다. 19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늦은 오후부터 구름이 많아지면서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눈

[팩트체크①] 기후변화로 '사과·배추' 재배지 북상...사실일까?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작물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인상이 오롯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EU, 자연기반 탄소감축 인증기준 마련한다…습지복원·산림관리도 평가

유럽연합(EU)이 습지를 복원하거나 산림을 관리하는 등의 자연기반 탄소감축 활동을 평가하는 인증기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는 자연공시 도입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