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인 고열 가해 '중금속은 제거 금속은 회수'
휴대폰 등 수명을 다한 전자폐기물에서 금속을 손쉽게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미국 텍사스에 있는 라이스대학(Rice University)은 전자폐기물에 순간적인 고열을 가하는 '플래시 줄 가열'(flash Joule heating) 방식으로 그속에 있는 금속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플래시 줄 가열' 방식은 지난해 라이스대학이 개발한 것으로, 탄소를 함유한 모든 종류의 원료로 '그래핀'을 만드는 기술이다. 음식물쓰레기나 플라스틱 등 탄소가 함유된 물질에 2730도의 순간적인 열을 가하면 쓰레기는 순식간에 그래핀으로 변하고, 나머지 비탄소 요소는 기체로 날아간다.
라이스대학은 이 '플래시 줄 가열' 방식을 전자폐기물에서 로듐, 팔라듐, 금 및 은을 회수할 수 있도록 공정을 조정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공정에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전자 회로기판은 분말로 만들어야 하고, 할로겐화물(테플론이나 식탁용 소금 등)을 첨가해야 한다. 또 회복 수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간의 카본 블랙(천연가스를 불완전 연소시켰을 때 생기는 검댕, 인쇄 잉크 원료)도 첨가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 전자폐기물에 3127도의 순간적인 고열을 가하면 금속은 기화된다. 순간적인 고열을 가하는데는 1초도 걸리지 않는다. 한번의 고열로 기화된 금속은 '증발 분리'된다. 진공 상태에서 금속 증기는 플래시 챔버에서 다른 용기인 콜드 트랩으로 운반돼 구성 금속으로 응축된다. 라이스대학 연구원 빙 덩 박사는 "트랩에 있는 금속 혼합물은 개별 금속으로 정제된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기존 방법보다 전력이 500분의1 이상 적게 든다. 배출되는 부산물도 깨끗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1톤의 전자폐기물을 가공하는데 약 939kWh의 에너지가 소요된다. 이는 일반 제련로를 이용하는 에너지의 80분의1 수준이고, 실험실 튜브 용광로를 이용하는 에너지의 500분의1 정도다. 제련하고 침출하기까지 긴 정제시간도 필요없다.
라이스대학 보고서에 따르면 고열을 가열할 때 크롬과 비소, 카드뮴, 수은, 납 등의 중금속이 제거되고, 최소한의 금속 함량만 부산물로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한번의 플래시 줄 반응으로 남은 납 농도가 농업용 토양에 안전한 수치인 0.05ppm 미만으로 줄었다고 보고했다. 비소, 수은 및 크롬 등의 중금속 수치는 플래시 횟수를 늘리자 모두 감소됐다.
라이스연구소의 제임스 투어 화학자는 "플래시 줄 방식은 귀금속을 회수하고 전자폐기물을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바꾸는 방법"이라며 "도시 광산업으로써의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매년 4000만톤 이상의 전자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휴대폰과 같은 개인용 전자기기의 매출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덩달아 전자폐기물도 증가하고 있지만 재활용 비율은 20%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제임스 투어는 "폐기물이 오히려 보물이 될 수 있다"면서 "플래시 줄 가열 공정을 활용하면 지표면을 파내고, 수자원을 사용하고, 위험한 지역에서 광석을 채굴하는 것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플래시 줄 방식은 유해 중금속까지 제거하므로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라이스대학의 해당 보고서는 4일(현지시간)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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