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은 골칫덩이?..."4년 후 기존 사업 능가할 것이다"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8-31 14:39:41
  • -
  • +
  • 인쇄
SK종합화학, 31일 'SK지오센트릭'으로 사명변경
폐플라스틱에서 석유뽑는 '도시유전 기업' 선언
플라스틱 순환경제 사업모델 제시 "성장성 높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31일 '브랜드 뉴 데이'에서 사명변경 및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지오센트릭)


국내 최초 석유화학 기업인 SK종합화학이 회사명을 지구중심이라는 뜻이 담긴 'SK지오센트릭'(SK geo centric)으로 바꾸고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기반으로 한 '도시유전 기업'으로 거듭난다.

SK지오센트릭은 31일 나경수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 대상 '브랜드 뉴 데이'를 갖고 새로운 사명과 도시유전 기업으로의 성장방안을 밝혔다. 나 사장은 "SK지오센트릭의 파이낸셜 스토리 핵심 방향은 "지구를 중심에 둔 친환경 혁신"이라며 "석유로부터 만들어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시 석유를 뽑아내는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K지오센트릭의 사업의 1차 목표는 플라스틱 재활용이다. 이를 위해 우선 폐플라스틱 처리설비를 갖추고, 나아가 친환경 소재를 확대하는 사업에 2025년까지 총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는 SK지오센트릭의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 100%에 해당하는 250만톤/년을 직·간접적으로 재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는 해마다 전세계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폐플라스틱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 왜? - 의무나 책임이 아닌 미래핵심 포트폴리오

SK지오센트릭이 변신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서원규 SK지오센트릭 전략본부장은 "화학제품으로 인해 발생한 환경문제는 화학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해결하는 것이 맞다"며 플라스틱 재활용 비즈니스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나 사장 역시 "폐플라스틱 이슈는 이를 가장 잘 아는 화학기업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따라서 순환경제형 사업모델은 SK지오센트릭의 파이낸셜 스토리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이자 새로운 성장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시대적 흐름도 변화에 한몫했다. 주로 해외 기업고객들로부터 고품질의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요구를 많이 받은 것이다. 나 사장은 "이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도 글로벌 고객사들의 요청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우리 공장들의 완공 시점은 주로 2024년인데, 3년 후 어떤 세상이 돼 있을까를 생각해야 하고 그에 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더 많은 수요가 생길 것이고, 그에 맞는 공급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시장은? - 성장성 높아…4년후 기존 사업 넘을 것

SK지오센트릭의 이같은 변신은 단순히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기업의 의무와 책임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포트폴리오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련 시장은 앞으로 급속도로 커질 것이고,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에서 비롯됐다.

나 사장은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성장률은 12% 수준이며, 2050년 600조원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점은 그 성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2025년에는 친환경 및 재활용 영역에서 기존 비즈니스를 상회하는 6000억원의 에비타(EBITDA, 상각전영업이익)를 창출해 재무적으로도 완벽하게 그린컴퍼니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동훈 SK지오센트릭 그린비즈추진그룹장도 다른 기업들과의 차별점에 대해 "2027년까지 우리가 생산하는 플라스틱 물량과 맞먹는 규모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생산하게 된다"며 "이는 우리가 리사이클 사업을 책임과 의무의 일환이 아닌 차세대 핵심 포트폴리오로 삼고 있다는 의미로, 이렇게 접근하면 전략과 투자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국내 고품질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수요와 공급 모두 미미한 수준이지만 점차 바뀌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 그룹장은 "국내 고품질 리사이클 시장을 보면 공급측면에서 아직 생산이 안되고 있다"며 "수요측면에서는 최종 소비자들의 니즈는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포장재를 사용하는 브랜드 오너들의 수요는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관련 시장이 상대적으로 큰 유럽의 경우를 보면 각 국가들의 규제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브랜드 오너들이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비율을 높이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장이 커졌다. 강 그룹장은 한국도 곧 이렇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환경부도 재활용 비율 규제 등을 검토중이고, 만약 의무화되면 시장은 급격하게 형성될 것"이라며 "공급 역시 우리와 같은 기업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어떻게? - 기술개발·사업협력·합작법인

'도시유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SK지오센트릭은 △차세대 재활용 기술 확보 △재활용 클러스터 구축 △3R 솔루션 개발 △친환경 소재 확대 및 친환경 원료 도입 등 플라스틱 생산부터 분리수거 후 재활용까지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우선 차세대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외 파트너들과 사업협력을 추진중이며 열분해 후처리 기술은 자체 개발하고 있다. 특히 오염된 단일재질과 복합재질 플라스틱까지 재활용이 가능한 용매 추출, 해중합 및 열분해 등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해외 파트너들과 기술 도입, 합작법인 설립, 지분투자 등 협업을 기반으로 국내외에 공장을 신·증설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Reduce) △친환경 소재로 대체(Replace) △재활용을 용이하게(Recycle) 하는 3R 솔루션(3R Solution)을 통해 고객의 친환경 니즈를 충족시키는 한편, 친환경 소재 및 원료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친환경 소재는 자동차 소재의 경우 경량화를 통해 차량 연비 개선 및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하며, 패키징 소재의 경우 성능은 유지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SK지오센트릭은 친환경 소재들의 생산능력을 50만톤/년 수준에서 2025년 190만톤/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바이오 유분과 열분해유를 원료로 적극 도입해 석유로부터 나온 플라스틱 양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 난관은? - 원료수집 어려워…수거에 역량집중

나 사장은 "이 사업을 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것이 쓰레기를 모으는 것"이라며 "다들 가정에서 분리수거는 굉장히 잘 하고 있지만, 그 플라스틱들이 다시 모아지고 다시 오염이 되고 하다보니 재활용을 위한 원료로 쓰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분리수거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잘 되는 수준이지만,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10~15%에 그칠 정도로 미미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K는 분리수거 현대화에 그룹의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현재 대다수 수거업체들은 영세하다. 때문에 디지털 기술 도입 등은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SK가 나서는 것이다. 수거업체들에게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지원해 현대화·디지털화하는 것이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는 공공선별장의 대형화·현대화 등에도 나설 방침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해수부,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 2배로 늘린다

해양수산부가 오는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어업 규제를 절반으로 줄인다.13일 해수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해양수산

빙그레, 영업용 냉동 탑차 전기차로 전환한다

빙그레가 친환경 사업장 구축을 위해 영업용 냉동 탑차를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12일 밝혔다.이번에 전환되는 차량은 빙그레의 영업소에서 빙과 제품

셀트리온, ESG 경영활동 일환으로 야생조류 보호활동 전개

셀트리온은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의 일환으로 지역 시민단체인 인천녹색연합과 공동으로 야생조류 보호 ESG 활동을 전개했다고 11일 밝혔다.이번 행사

[알림] 돌아온 트럼프와 美 에너지정책 전망...25일 'ESG포럼' 개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미국의 에너지 정책기조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세계는 미국의 변화에 영향을 받

울산시, 내년부터 공공 현수막 친환경 소재로 바꾼다

울산시가 2025년 1월부터 시청의 전 부서와 출자·출연기관 등에서 사용하는 행정용과 행사·축제 홍보용 현수막(현수기)을 친환경 소재로 전환

SK '이사회 2.0' 도입...최태원 "AI시대 기회포착 '운영개선' 필수"

SK그룹이 각 관계사 이사회의 역할을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으로 강화하는 '이사회 2.0' 도입을 통해 그룹 거버넌스 체계를 고도화한다.11일 SK

기후/환경

+

[COP] "기후재원 연간 1조달러 필요"...선진국 서로 눈치만

기후위기로 피해를 입고 있는 빈곤국들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기후재원이 2030년까지 매년 1조달러(약 1402조8000억원)라는 진단이 나왔다.아제르바이잔

임차인도 영농형 태양광 사업 가능...'농지법' 개정안 발의

농작물을 경작하면서 태양광 발전을 하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확대를 지원하는 '농지법' 개정안이 발의됐다.개정안은 농업진흥지역 밖의 농지에 태양

스페인 하늘에 '구멍'...역대급 폭우 2주만에 또 폭우

넉달치 비가 하루에 내리면서 역대급 피해를 입었던 스페인에서 또다시 폭우가 내려 동부와 남부 학교가 폐쇄되고 주민들이 대피했다.13일(현지시간)

[COP] 프랑스까지 불참...기후위기 공동대응 균열?

프랑스가 아제르바이잔과의 갈등으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기후위기 공동대응이라는 국제적 공감대가 무

기후·분쟁 취약국 70%가 아프리카...온실가스 배출량은 3.5%

기후위기와 분쟁에 취약한 국가로 꼽은 17개국 중 70% 이상(12개국)이 아프리카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13일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

해수부,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 2배로 늘린다

해양수산부가 오는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어업 규제를 절반으로 줄인다.13일 해수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해양수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