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강릉이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연일 급수 지원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상수원은 계속해서 말라붙고 있다.
강릉의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7일 오후 1시 기준 12.6%(평년 71.2%)로 전날보다 0.3%p 떨어졌다. 오봉저수지는 강릉시민 18만명이 사용하는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며 거의 유일한 상수원이라 할 수 있으나, 현재 가뭄으로 저수율이 하루평균 0.3∼0.4%씩 하락하고 있다.
저수율 감소를 막고자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고, 일부 세대에서는 제한급수 첫날부터 단수 사태가 빚어지면서 혼란과 불편도 커지고 있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급수 일정과 저수조 용량 등으로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저수조 100톤 이상을 보유한 공동주택 113곳(4만5000여 세대)과 대형 숙박시설 10곳, 공공기관 1곳 등 124곳에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시는 저수율 10% 미만까지 떨어질 경우 홍제 정수장 급수 전 지역(계량기 5만3485개)을 대상으로 제한 급수를 할 예정이다. 1단계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물 사용을 제한하는 시간제를, 2단계는 격일제를 시행된다.
소방 당국은 이날 기준 차량 등 장비 610대, 인력 1143명을 현장에 투입해 2만1752톤의 물을 쏟아부었다. 이날 강원도 소방본부는 소방청에 2차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을 요청했으며, 소방청은 오는 8일부터 전국 9개 시도 대용량 물탱크차 20대를 추가 지원하고, 소방청 차량 긴급 정비지원단을 현장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1차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이후 9일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앞서 1차 발령으로 소방청은 지난달 31일 물탱크차 50대와 급배수지원차 1대를 가뭄 현장에 투입했다.
시는 주문진읍·왕산면·연곡면을 제외한 모든 시민에게 1인당 12리터(ℓ)씩 생수를 배부하고 있다. 전날 기준 생수 496만9000개가 입고됐으며, 125만9000개를 나눠주고 371만개가 남아있다.
강원도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도암댐의 물 활용 여부도 논의했다. 도암댐은 강릉에서 20㎞가량 떨어진 평창군 대관령면의 댐으로 1990년 남한강 최상류 송천에 발전을 위해 건설됐다. 대관령 일대 물을 도암댐에 가뒀다가 15.6㎞ 관을 통해 강릉수력발전소에 보내 전기를 생산한 뒤 강릉시를 관통하는 남대천에 흘려보내는 방식의 유역변경식 발전이 이뤄졌으나, 환경오염 문제로 인해 2001년 가동이 중단됐다.
이번 가뭄 사태로 도암댐이 가두고 있는 3000만톤의 물이 재조명받으며 도암댐 활용론이 최근 수면 위로 올랐으나 수질과 수계문제 등을 이유로 정선·강릉 지역 시민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수질 검증과 관련해서는 환경부 검증에 도 보건환경연구원이 협력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도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댐 인접 지자체인 정선군과 영월군은 비상 방류에 대해 "이견이 없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시군별 급수차 추가 지원, 지하수 관정 탐사 등 수자원 확보 방안도 논의됐다. 도는 기존 투입된 500여대에서 강릉시를 제외한 도내 17개 시군에서 100대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도 산림환경국 주관으로 민관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지하수 관정 탐사와 개발 등 수자원 확보 방안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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