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소득상위 1%에 해당하는 부유층은 올해 허용된 탄소예산을 불과 열흘만에 모두 소진한 것으로 추산되면서, 기후위기의 책임과 형평성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국제구호단체 옥스팜과 스톡홀름환경연구소가 공동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로 제한하기 위해 설정된 1인당 연간 '공정 탄소예산'은 약 2.3톤의 이산화탄소인데, 전세계 상위 1% 부유층이 불과 열흘 남짓한 기간에 올해 탄소예산을 초과한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보고서는 부유층의 규모와 배출 속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옥스팜은 전세계 인구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인원을 약 7700만명으로 추산했으며, 이들이 배출하는 탄소량이 전세계 소득하위 인구 50%가 배출하는 탄소량을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위 1% 부유층의 연평균 탄소배출량은 약 70톤 이상으로, 이는 극빈층 50%가 수년간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런 격차가 단순한 생활습관의 차이가 아니라 소득과 자산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잦은 항공 이동과 전용기·비즈니스석 이용, 고급차량 소비, 대형 주택의 에너지 사용 등이 부유층의 배출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초고소득층의 고탄소 소비문제는 이전 보고서에서도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과거 분석에서는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가 소유한 전용기 2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일반 노동자가 수백년간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미국 대형 유통기업 상속 가문이 보유한 초대형 요트 여러 척은 1년간 수만톤의 탄소발자국을 남긴 사례로 언급됐다. 옥스팜은 이러한 사례가 일부 개인의 예외적 행동이 아니라, 초부유층 소비 구조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부유층의 탄소배출 문제는 개인 소비를 넘어 자산과 투자 구조 전반과도 연결돼 있다. 화석연료 기반 산업에 대한 주식·채권 투자, 사모펀드와 대체투자를 통한 간접 노출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기후 영향은 개인의 직접 배출 통계를 크게 웃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옥스팜은 이를 두고 "부의 축적 방식 자체가 탄소 배출과 깊게 연결돼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부유층 배출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다시 한 번 경고했다. 옥스팜과 스톡홀름환경연구소의 기존 공동 연구에 따르면, 상위 1%의 배출량만으로도 향후 수십 년간 약 130만 명이 폭염으로 사망할 수 있는 추가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경우, 부유층이 2030년까지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배출을 감축할 가능성은 5%에 불과하다고 옥스팜은 분석했다.
이에 옥스팜은 각국 정부에 대해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누진적 과세 강화와 고탄소 소비 및 투자에 대한 규제 도입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키아라 리구오리 옥스팜 수석 기후정의 정책 고문은 "지구의 미래가 벼랑 끝에 놓여 있는데도 초부유층은 사치와 오염을 일으키는 투자로 인류의 기회를 계속 소진하고 있다"며 "정부는 부유층에 대한 정치적 눈치를 거둘 때"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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