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NOW] 배출량 증가한 오리온...5년내 30% 감축 가능?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2 10:59:32
  • -
  • +
  • 인쇄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기업 보고서들은 내용상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각 기업들이 발간한 보고서를 토대로 해당 기업의 취재를 거쳐, 현 시점에서 각 기업의 ESG경영을 진단해보자 한다. [편집자주]  

▲오리온의 제품들

오리온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0% 이상 감축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오리온이 공개한 ESG 항목 가운데 '환경(E)' 지표를 살펴보면,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실질적 이행실적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공개된 최근 수년간의 환경 데이터는 배출 총량 증가와 원단위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트리는 오리온이 공개한 환경(E) 지표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에너지, 용수, 폐기물, 포장재 등 주요 수치를 분석해봤다. 그 결과, 오리온이 설명한 '효율개선'은 일부 지표에서 확인되지만, 총량 감축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보였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량 확대로 온실가스 배출 총량은 증가했다"며서 "하지만 생산량 대비 배출량인 원단위 수치는 소폭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원단위 지표는 제자리···배출 총량은 증가

오리온이 공개한 국내 스코프1·2 온실가스 배출총량은 2022년 6만7703톤에서 2024년 7만4067톤으로 2년 사이에 9.4% 증가했다. 2024년 배출량은 2023년과 비교해도 약 3.7% 늘었다.

제품톤당 배출량을 의미하는 '원단위' 지표는 2022년 0.73에서 2023년 0.72로 미세하게 낮아진 이후 2024년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효율은 일부 개선됐지만, 생산이 늘면서 배출량도 함께 늘어나 감축효과가 거의 미미했다. 오리온의 2030년 감축목표가 배출 총량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단위 개선만으로 목표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에너지 지표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국내 기준 비재생에너지 사용량은 2022년 1351테라줄(TJ)에서 2024년 1481TJ로 9.6% 증가했다. 에너지 원단위 역시 미세하게 개선된 이후 정체 상태다.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확대되고 있지만,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국내 사업장의 전체 에너지 사용량 대비 재생에너지 비중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이같은 수치는 오리온이 강조하는 '효율관리'가 일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도, 총량 감축 단계로 아직 전환되지 않았음을 드러낸다.

▲오리온 국내 스코프1·2 온실가스 배출 총량과 원단위 ©newstree


◇ 폐기물 발생 늘고 친환경 부자재 구매 급감

온실가스 외 환경 지표를 보면 흐름이 더 복합적이다. 국내 물사용 총량은 2023년 77만7944톤에서 2024년 74만6313톤으로 4.1% 감소했다. 다만 용수 원단위는 사실상 정체돼 있으며, 재이용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폐기물은 증가했다. 국내 사업장 기준 폐기물 발생량은 2023년 9963톤에서 2024년 1만1253톤으로 12.9% 늘었고, 재활용률은 95%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하락 흐름을 보였다. 포장·부자재 사용량도 2023년 114.3톤에서 2024년 119.4톤으로 증가했으며, 플라스틱 사용량 역시 늘었다. 같은 기간 친환경 부자재 구매 비중은 82.3%에서 53.7%로 급감했다.

이러한 지표는 오리온의 환경 전략이 아직 '관리'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부 항목에서는 감소가 나타났지만, 총량 기준으로 보면 온실가스·에너지·폐기물·포장재 모두 구조적인 감축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회(S) 영역에서는 환경(E)과 맞닿아 있는 공급망 관리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오리온은 협력사 행동규범을 통해 안전·환경 기준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원재료 조달 과정에서 기후리스크나 공급망 배출(스코프3)에 대한 정량적 공개는 제한적이다. 기후변화로 농산물 수급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급망 차원의 대응전략이 환경목표와 어떻게 연계되는지는 추가 점검이 필요한 대목이다.

지배구조(G) 측면에서도 과제가 남아있다. ESG를 관리하는 조직과 체계는 갖추고 있지만, 환경 목표 달성 여부를 경영진 성과나 보상, 의사결정에 어떻게 연동하고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총량 기준의 감축목표가 실제 경영판단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ESG 전략은 선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이 입사 4년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해 신설된 전략경영본부를 맡으면서 조직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SG를 포함한 중장기 전략 역시 재정비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현재로선 조직변화가 배출 총량 감축이나 에너지 구조전환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리온이 과연 올해를 기점으로 원단위 개선을 넘어 배출 총량 감축을 이뤄낼 수 있을까. 배출 총량을 실제로 줄이고, 자원사용 증가를 억제하는 구조적 전환을 이뤄냈는지는 다음에 공개되는 지표를 통해 검증할 수 있을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NOW] 배출량 증가한 오리온...5년내 30% 감축 가능?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리스크가 경영리스크 될라…기업들 '자발적 탄소시장' 구매확대

기후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7일(현지시간) 글로벌 환경전문매체 ESG뉴스에 따르면

ESG 점수 높을수록 수익성·주가 우수…"지배구조가 핵심변수"

ESG 평가점수가 높은 기업일수록 중장기 수익성과 주가 성과가 경쟁사보다 우수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서스틴베스트는 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손

경기도, 주택 단열공사비 지원 시행..."온실가스 감축 효과"

경기도가 주택에 단열보강, 고성능 창호 설치 등의 공사비를 지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주택 패시브 리모델링 지원사업'을 지난해에 이어

[ESG;스코어]지자체 ESG평가 S등급 '無'...광역단체 꼴찌는?

우리나라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세종특별자치시와 경상남도가 2025년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반면 시장이 수개월째 공석인 대구광역시

철강·시멘트 공장에 AI 투입했더니…탄소배출 줄고 비용도 감소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운영 최적화가 탄소감축과 비용절감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5일(현지시간) ESG 전문매체 ESG뉴스에 따

기후/환경

+

[ESG;NOW] 배출량 증가한 오리온...5년내 30% 감축 가능?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우리도 영국처럼?...국회입법조사처, 물티슈 판매금지 '만지작'

영국이 오는 2027년부터 플라스틱 성분으로 제작된 '물티슈'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하수 인프라와 해양 환경을 위협하는 물티슈 문

접속제한 해놓고 재생에너지 확충?..."전력시장, 지역주도로 바꿔야"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목표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역에서 전력을 소비할 수 있는 '지역주도형 전력시장'으로 전환

[날씨] '눈발' 날리며 강추위 지속...언제 풀리나?

이번주 내내 영하권 강추위가 지속되겠다. 주말에 폭설이 예보됐지만 눈발이 날리다가 말았는데, 이번주에 또 비나 눈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내린 눈

찜통으로 변하는 지구...'습한폭염'이 무서운 이유

습한폭염지구온난화로 폭염이 일상화되는 가운데 습도 또한 위험한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높은 기온에 습도까지 오르면 인간의 생존에 큰 위협을 미

獨 배출권 수익 214억유로 '사상 최대'…재정수익원으로 급부상

탄소배출권 판매수익이 독일 정부의 새로운 재정수익원이 되고 있다.8일(현지시간) 에너지·기후전문매체 클린에너지와이어에 따르면, 독일은 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