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열 없이 원유를 정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성균관대학교 미래에너지공학과 이태훈 교수 연구팀은 미 MIT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기존 원유 정제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초미세다공성 분리막'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현재 정유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열 증류 방식은 원유에 열을 가해 끓이면서 필요한 성분을 분리해 정제해내는 방법이다. 문제는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에너지 손실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방식을 통해 소비되는 에너지는 전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약 1%에 달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6%를 차지한다.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미세다공성 고분자 분리막을 이용한 원유 정제법이 연구돼 왔지만, 기존 분리막은 성능이 불안정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기존 분리막의 아마이드 결합 대신, 유기용매에 의한 변형이 잘 일어나지 않는 비극성 이민 결합을 적용해 구조적 안정성과 선택성을 확보했다. 또 특수한 분자 구조를 도입해 원유 성분을 분자 크기별로 정밀하게 골라낼 수 있도록 개선해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또 연구진은 해당 분리막을 산업적으로 검증된 공정을 활용해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도록 개발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진이 직접 분리막을 이용해본 결과 열을 가할 필요없이 분자 크기에 따라 원유를 성분별로 분리할 수 있어, 기존 열 증류 방식 대비 에너지 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훈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분리막은 기존 열 증류 공정을 대체함으로써 원유 정제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최대 수십 퍼센트까지 절감하고 탄소배출량 또한 감축할 수 있는 혁신적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며, 탄소배출 저감과 석유화학 산업의 탈탄소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될 뿐 아니라 미래 친환경 연료 생산 및 정유 공정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