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예정된 기한을 하루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행사 개최국인 한국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협상의 핵심쟁점인 '생산감축' 논의에 한국 대표단이 불참하는 등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30일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에 참관인으로 참여중인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한국이 개최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무런 의견제시가 없다"며 "플라스틱 협상중 도출된 각종 이니셔티브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INC-5에서 협상을 타결시키려면 의장은 물론 회의 개최국인 한국의 외교력도 필요한만큼 한국 정부는 성공적인 협약의 성안을 위해 마지막까지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대표단의 수석대표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현장에 아예 참석하지도 않았다.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플라스틱 생산량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우리 대표단은 원론적인 입장 외에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나라 캠페이너는 "김 장관이 수차례 생산감축을 강조하긴 했지만, 우리 정부가 행동으로 이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연합'(HAC) 소속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파나마와 태평양도서국을 필두로 유럽연합(EU), 아프리카 102개국이 플라스틱 생산규제를 포함할 것을 요구하는 선언서를 발표했지만, 한국은 이 명단에서 빠져있다.
또 우리 정부의 미흡한 행사 준비로 전세계 각국에서 참석한 옵저버들은 회의장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오염종식을 논의하는 회의장 앞 카페테리아에 일회용 식기를 제공하는 무성의함에 옵저버들은 '최악의 INC'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제시민사회가 선정하는 '오늘의 빌런'에 대한민국이 선정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우리 정부는 지난 INC-4에서 플라스틱 오염 피해국들과 HAC를 중심으로 40여개국이 플라스틱 생산감축을 촉구한 선언문 '부산으로 가는 다리'에도 서명하지 않고 있다.
그린피스는 "INC-5를 개최한 한국의 플라스틱 생산능력에 따른 탄소배출량은 일본과 대만을 합친 것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한국의 석유화학산업은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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