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도 車배기가스 규제도 폐지"...美 환경규제 '흔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7-30 17:35:16
  • -
  • +
  • 인쇄
▲리 젤딘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환경규제의 근간이 되는 온실가스 평가를 폐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제한도 폐지할 계획이다.

리 젤딘 미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29일(현지시간) '위험성 평가'(endangerment finding)를 폐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위험성 평가'는 2009년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인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것을 확인한 공식 평가로,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에 따라 미국 기후·환경 규정들의 법적 토대가 되고 있다. 위험성 평가가 철회되면 대기, 물, 기후변화 등을 다룬 주요 환경 규정 31건도 무효화된다.

젤딘 청장은 미국의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이를 폐지하는 것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제완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험성 평가를 "기후변화 종교의 성배"라고 비꼬며 "EPA가 미국 성공의 황금기를 여는 역할을 다함에 따라 이를 끝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가 위험성 평가의 합법성과 지속적인 적용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위험성 평가에 대한 조사 결과가 확정되면 현행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삭제되고 향후 행정부가 새로 기후 규정을 제정하는 것까지 막힐 수 있다.

이밖에도 EPA는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제한 폐지도 추진 중이다. 운송업은 미국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원인데 이를 규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수진영에서는 환경규제 철폐에 대해 환영하고 있지만 전직 EPA 청장들을 비롯한 환경·법률 전문가들은 "수백만 인구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보호하는 EPA의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피터 잘잘 환경보호기금 부회장은 "위험성 평가는 심각한 기후변화의 위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법적 기반이며, 청정차량표준은 미국 최대 오염원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보호 장치 중 하나"라며 "이를 공격하는 일은 미국인의 건강과 복지를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책임을 위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천연자원보호위원회의 기후전문가 데이비드 도니거는 "EPA가 2009년 기준에 대해 모순된 결과를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 법안이 폐지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