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틀새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발달..."원인은 해양폭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1-06 11: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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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밀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불과 한달전 미국 플로리다주는 100년에 한번 닥칠법한 역대급 슈퍼 허리케인이 2주 간격으로 강타하면서 쑥대밭이 됐는데 그 원인이 바로 '해양폭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앨리배마대학 수문학과 소헤일 라드파 교수연구팀은 멕시코만과 카리브해 북서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해양폭염으로 인해 '헐린'과 같은 초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할 확률이 50% 증가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헐린'은 지난 9월 24일 멕시코만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발생했다. 그런데 바닷물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 있는 걸프만 해역을 거치면서 이 열대성 저기압은 발생 이틀만인 9월 26일 4등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했다. 허리케인은 5등급으로 구분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세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헐린'의 최대풍속은 시속 225㎞에 달했다. 나무와 전봇대가 뿌리채 뽑히고, 주택도 날아갔다. 산사태와 해일로 많은 인명피해도 발생했고, 피해액은 무려 34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헐린'이 플로리다주를 강타한지 2주만에 또다시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이 닥쳤다. '밀턴' 역시 열대성 저기압으로 발생한지 하루만에 5등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했다. '밀턴'은 상륙 당시 3등급으로 세력이 약화되긴 했지만 시속 195㎞에 달하는 강풍과 450㎜가 넘는 폭우 그리고 38건이 넘는 토네이도까지 일으키며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혔다. 

이처럼 열대성 저기압이 단시간 안에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해양폭염이 지속되는 시간이 길어진데 따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해양폭염은 특정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5일 이상 연속으로 특정 임계값을 초과할 경우로 규정된다. 이 임계값은 계절과 지리적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평균 해양 수온을 기준으로 설정된다.

연구팀은 1950년~2022년 사이 멕시코만과 카리브해 북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해양폭염 738건과 열대성 저기압의 이동패턴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는 유럽 중거리기상예보센터의 데이터세트가 사용됐다. 그런 다음 연구팀은 허리케인 발생 시점으로부터 10일 이내, 반경 200km 내에 발생한 폭염을 식별한 결과, 열대성 저기압의 약 70%는 적어도 한 번 이상의 해양폭염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데이터에 따르면 카리브해 북서부 케이먼 분지 근처, 캄페체만, 멕시코만의 유카탄 해협 근처 3곳에서는 해양폭염이 허리케인을 강화할 가능성이 최대 5배까지 증가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해양폭염 기간이 연간 36.5일에서 49.5일로 늘었다.

해양폭염은 해양생물에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열대성 저기압을 허리케인으로 키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는 대기 중 수분의 가용성으로 인한 것이라고 라드파 교수는 설명했다. 해양폭염이 발생하면 해수면 온도가 정상보다 높아져 물 증발을 촉진시키고 이것이 열대성 폭풍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발달한 허리케인은 강도를 예측하기 어려워 육지에 상륙했을 때 어느 정도 피해를 입힐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라드파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해양폭염이 허리케인의 강도에 미치는 영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제연구단체 '세계기상특성'(World Weather Attribution)도 허리케인 발생 가능성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2.5배 더 높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헐린'의 위력이 강해진 데에는 걸프만의 폭염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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