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탈탄소 '빨간불'...온실가스 배출량 오히려 늘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9-11 11:34:50
  • -
  • +
  • 인쇄
포스코 2.55%, 현대제철 2.7% 증가해
포스코와 현대제철 배출량 비중 16.2%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철강' 부문에서 지난해 배출량이 오히려 더 늘어나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에 적신호가 켜졌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지난 10일 공개한 지난해 철강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969만9009톤이다. 전년보다 3.34%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 총배출량 6억2420만톤의 17.57% 비중으로, 철강 배출량 비중이 15.7%였던 2021년에 비해 1.87%포인트(p) 늘었다. 2023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대비 4.4% 줄었는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기업들의 배출량이 늘어난 것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 1위 포스코는 지난해 7197만1881톤을 배출했다. 전년보다 2.55% 증가했다. 현대제철 역시 전년보다 2.7% 증가한 2926만9107톤을 배출했다. 두 회사의 온실가스 배출량만 합쳐도 1억124만988톤으로, 국가 배출량의 16.2%를 차지한다.

포스코는 2021년말 포항1고로를 폐지한데 이어 2022년 태풍 '힌남노' 피해로 중단됐던 공장이 지난해 재가동되면서 배출량이 늘어났다고 치더라도, 현대제철까지 늘어난 것은 철강부문의 탄소감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현대제철은 최근 전기로 가동률을 줄이고 석탄 기반의 고로(용광로)-전로 공정의 생산을 늘린 것이 배출 증가의 직접적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이 앞으로 당진제철소에 499MW 규모의 신규 LNG 발전소를 추진하면 배출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후솔루션 등 여러 시민환경단체들은 11일 공동 논평을 내고 "배출 책임이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의 철강사는 고로 개수 중단 및 폐지에 대한 로드맵을 아직까지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다배출 업종인 철강업에 대해 관대한 정부와 말뿐인 노력을 이야기해온 철강업에 실망을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철강기업만 탓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우리 정부는 철강산업 탄소감축을 위한 연구개발비 1조원을 무려 80% 삭감하면서 사실상 철강업의 탈탄소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해 일본은 철강부문 녹색전환 자금으로 2030년까지 3조엔(약 29조3552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정부가 전폭 지원에 나서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오롯이 민간으로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국가 배출량의 17%를 차지하는 철강부문의 탈탄소없이는 불가능하다. 철강산업은 철강 1톤을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2톤이 발생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탄 대신 수소를 촉매로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수소환원제철' 설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예산이 싹둑 잘린 탓에 앞으로 8년간 2300억원으로 철강산업의 녹색전환을 해야 할 판이다. 

문제는 수소환원제철의 상용화 시점이 아무리 빨라도 2040년인데, 이 시점까지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관련업체들은 수소환원제철로 가는 중간단계로 탄소배출량을 30% 저감할 수 있는 전기로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치솟는 전기요금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이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전력망을 구축하고 기업들이 지속가능하게 사업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철강사는 고로 개수 중단 및 폐지 로드맵을 발표하고 2030년 이전에 수소환원제철 조기 상용화 및 전기로 확대를 서둘러야 한다"며 "정부는 소극적인 철강부문의 국가온실가스감축 목표(NDC)를 강화하고 저탄소 공정 도입을 앞당기기 위해 국내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의 경제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유럽, 일본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철강부문 탄소중립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