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 겨울인데 호주 '40℃' 폭염..."기후변화가 초래한 이상고온'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9-02 12:31:39
  • -
  • +
  • 인쇄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8월이 겨울인데 40℃가 넘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호주 기상청은 지난 8월 26일 호주 서부 필바라 지역의 얌피 사운드의 기온이 4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8월 역대 최고 기온으로 기록된 2020년 41.2℃를 깼다. 8월 평균 기온이 약 18℃인 시드니는 지난달 30일 30℃를 넘기며 1995년 이후 가장 더운 8월 날씨를 보였다. 호주 기상청은 "8월에 호주지역의 약 48%가 상위 1% 수준의 기온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시드니공항은 30일 31.6℃를 찍었다. 겨울 최고기온을 경신한 것이다. 같은 날 퀸즐랜드주 서쪽에 위치한 버즈빌에서는 39.7℃를 기록했다. 이는 평균 기온보다 15℃가량 높으며, 주 역사상 가장 높은 겨울 기온을 기록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노던 준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퀸즐랜드주는 최고 기록에서 고작 0.1℃ 낮았을 뿐이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경우 우드나다타 마을에서 39.4℃가 기록되며 1946년 이래로 유지되어온 36.5℃ 기록을 경신했다. 앨리스 스프링스도 36.6℃로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도시에서 가장 더웠던 1월 기록을 넘긴 것이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동부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인근에서 서부 호주 내륙까지 약 3700km에 걸쳐 강력한 고기압이 지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브리즈번의 8월 최고 기온은 23℃ 정도지만 지난 주말에는 기온이 30℃를 훌쩍 넘어 1일 32.9℃까지 올라갔다. 2일에는 33℃로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많은 지역에서 기록상 가장 고온다습한 겨울이 이어진 가운데 호주의 모든 주도가 8월 낮밤 기온 모두 평균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겨울이 기록상 따뜻한 3위 안에 들 것으로 예상했다.

겨울에 이례적으로 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꽃과 관목들이 이에 반응해 일찍 피었다. 일부 고산지역에서는 적설량이 크게 줄면서 스키장들이 일찍 문을 닫았다. 적설량 깊이는 지난달 28일 기준 66.2cm로 기록상 두번째로 낮았는데, 이 수치는 7월 마지막주에 기록된 124.6cm의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기후학자들은 이번 고온현상의 원인을 지구온난화로 지목했다.

호주국립대 21세기기상센터의 기후학자 사라 퍼킨스-커크패트릭 교수는 "고기압 패턴이 여름의 폭염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며 "고기압이 호주 중부에서 쌓인 다음 남동쪽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런 종류의 기온을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며 "여름이 훨씬 일찍 다가온 셈"이라고 덧붙였다.

뉴사우스웨일즈대학의 대기학자인 마틴 주커 박사는 "고기압으로 공기가 하강하면서 온도가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지구 기온이 1.5℃ 오르는 추세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멜버른대학의 기후학자 앤드류 킹 박사는 호주 전역이 평균 이상의 기온을 경험한 것은 "정말 이례적"이라며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 없이 이렇게 더워지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보았다.

사라 스컬리 기상학자는 "많은 지역에서 2009년 이래로 가장 따뜻한 8월 최고 기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고, 일부 지역에서는 8월 신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오는 3일 기온이 약간 떨어지기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기후/환경

+

李대통령 한마디에 지자체들 발빠르게 폭염대책 마련

폭염에 취약계층과 농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

서울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 4.2℃까지 차이...이유는?

서울지역 한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서울도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가 최대 4.2℃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숲의 면

[주말날씨] 백두대간 서쪽은 '찜통더위'...동쪽은 '더위' 꺾여

이번 주말에도 백두대간 서쪽과 내륙은 체감온도가 35℃를 넘나드는 '극한폭염'이 이어지겠다. 곳곳에서 낮동안의 폭염의 영향으로 밤에도 기온이 내

'참치' 늘고 '오징어' 줄고...뜨거워진 동해안 어종 바뀌고 있다

동해안은 전세계 연안에 비해 수온이 3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탓에 어종도 바뀌고 있다.연일 35℃가 넘는 폭염이 한창인 10일 오후 3시 동해안의 수온

"기후에너지부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후재정 혁신해야"

정부가 기후예산을 재설계하지 않고 기후에너지부를 개편하는 것만으로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10일 기후재정포럼

'불판'으로 변한 지구…40℃ 폭염이 일상화 되려나

지구촌 곳곳이 '불판'처럼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 한여름이 시작되지 않았는데 유럽과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의 한낮 기온이 40℃를 넘나들고 있다. 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