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바다 플라스틱섬 초음파 열분해로 녹이는게 목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1-30 17: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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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
배덕관 '아크론테크' 대표 인터뷰
▲배덕관 아크론에코 대표 ©newstree

"언젠가 태평양에 둥둥 떠있는 플라스틱섬을 초음파 열분해 시스템으로 전부 녹이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플라스틱 초음파 열분해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아크론에코' 배덕관 대표는 자신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아크론에코는 지난해 9월 뉴스트리가 주최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아크론에코는 초음파와 열분해를 융합해서 폐플라스틱을 오일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공급하는 회사다. 배덕관 아크론에코 대표는 "하루 1.2톤의 플라스틱을 초음파와 연속식 열분해 기술로 오염을 제거 후 고순도의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고 탄소 감축량을 늘린다"고 말했다.

아크론에코는 생활폐기물 재활용 중소기업을 비롯해 플라스틱 제조산업 스크랩 폐기물, 포장재 생산기업 폐기물, 해양과 의료분야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취급하는 회사를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열분해유 직접 판매가 아닌 열분해유 생산 시스템의 판매·임대가 이 회사의 사업 모델이다.

생활폐기물 처리가 필요한 사업장에 장비를 공급하고, 생산된 열분해유는 석유화학사 등 수요처로 연결하는 유통까지 맡는다. 배 대표는 "폐플라스틱 발생지에서 바로 자원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전세계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규모는 619조원, 연평균 7.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5년 1193만톤이던 국제 열분해유 시장수요는 2030년 165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도 2025년 3.6%인 폐플라스틱 열분해 비중을 2030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배 대표는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열분해 시장이 향후 핵심 친환경 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초음파로 플라스틱을 녹인다고?

아크론에코가 보유한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은 '초음파'를 융합한 열분해 방식이다. 쉽게 말해 초음파를 '끓고 있는' 플라스틱에 발생시켜 기름으로 전환한다. 초음파가 만들어내는 미세기포가 터질 때 온도는 순간적으로 최대 5000℃, 압력은 1000bar까지 치솟는다. 이 에너지로 플라스틱의 분자 사슬을 끊어 저분자 오일로 만드는 원리다. 초음파가 일종의 촉매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런 방식으로 별도의 전처리없이 하루 1.2톤의 플라스틱을 고순도 열분해유로 만들 수 있다고 배 대표는 설명했다.

기존 열분해 공정은 일정량을 넣어 처리한 뒤 설비를 식히는 회분식인 반면, 초음파 열분해는 냉각 과정 없이 플라스틱을 계속 투입하는 연속식이어서 공정이 끊기지 않는다. 또 유분과 수분을 제거하는 전처리 공정이 이미 시스템 안에 포함돼 있어 별도의 가열·건조 과정도 필요없다. 오염제거부터 분쇄, 반응, 품질 고도화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숯은 위탁처리하고 폐수는 자체 기술로 정화하며 가스 또한 활용방안을 연구 중이다. 외벽은 금속설비로 강화하고 인공지능(AI)으로 부식·폭발 위험을 관리하는 등 안전성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배 대표는 강조했다.

폐비닐을 비롯해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폴리스티렌(PS) 등 열가소성 플라스틱 소재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다. 다만 PET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배 대표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지만 에너지가 더 들고 PET의 경우 이미 재활용 시장이 형성돼 있어 굳이 열분해로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는 PVC, 폐페인트, 의료·건설폐기물 등 기존에 열분해가 어려웠던 소재까지 적용범위를 넓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설비는 전기로만 가동되며 태양광 발전과 결합하면 에너지 자급도 가능하다. 설치공간도 컨테이너 한 동이면 충분하다. 배 대표는 "현재 베트남 다낭에서 현지 플라스틱 성분에 맞춘 시스템 테스트가 진행중"이라며 "올 연말에는 태양광 설비까지 결합해 실증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크론에코에서 생산한 열분해유 샘플. 왼쪽의 두 샘플이 가장 고품질의 열분해유다. ©newstree


◇ "폐플라스틱 발생지에 재활용 시설 만들어야"

플라스틱 초음파 열분해 기술은 배 대표가 개발한 것이다. 그는 2021년 아크론에코를 설립한 후 기술을 보완해 지금의 초음파 열분해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처음에 플라스틱 폐어구를 재활용하는 기술개발을 시도했다. 폐어구의 염분을 제거하는 데 초음파 기술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2018년 베트남 다낭에서 열분해 발전소 설립을 추진했다. 처음에는 대형 플랜트를 건설하려 했지만 문제는 원료 조달이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면서 사업은 차질을 빚었다.

이에 배 대표는 전략을 바꿨다. 아크론에코는 시간당 처리량을 100kg로 제한한 소형 모델로 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을 택했다. 배 대표는 "규제를 거치지 않아야 초기 시장 진입과 확장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간당 처리량이 100kg이 넘으면 까다로운 인허가를 거쳐야 한다.

아크론에코가 현재 판매중인 열분해유 시스템은 하루 1.2톤 처리 모델과 5톤 처리 모델 두 종류가 있다. 1.2톤급 설비는 한 대로 연간 200톤의 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다. 수율 50% 기준 하루 600리터, 연간 최대 15만리터의 오일을 생산할 수 있다. 이보다 규모가 큰 5톤급 설비는 소각장 등을 겨냥한 시설이다.

올해부터 3~5곳 사업장에 본격 납품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리조트와 관광시설도 포함돼 있다. 배 대표는 "플라스틱 발생지에서 폐기물을 자체 처리하고, 생산한 자원을 팔아 부수입까지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원전의 방사성 플라스틱 폐기물 감량, 그리고 전세계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섬을 없애는 것이다. 그는 "선박에 우리 설비를 싣고 가 현장에서 바로 처리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렇게 해야 수거·세척 과정에서 생기는 미세플라스틱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상장(IPO)을 계획하는 아크론에코는 20억원의 투자유치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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