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위력을 가진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열도에 상륙한 뒤 느릿느릿 이동하면서 지나는 곳마다 쑥대밭을 만들고 있다. 지진에 이어 태풍까지 닥치자, 불안감에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일본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30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산'은 지난 29일 일본 규슈에 상륙한 뒤 동북진하며 오이타현을 느린 속도로 지나고 있다. 초속 50m가 넘는 강풍을 동반하다보니 지나는 곳마다 건물 지붕과 외벽이 뜯기고 전봇대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소셜서비스(SNS)에 강풍에 넘어진 차량과 뜯겨진 건물잔해 사진이 넘쳐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태풍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 주민 225만명을 대피시켰다. 가고시마현에서는 약 22만5310호, 나가사키현에서는 8600세대가 정전됐다. 미야자키·오이타·후쿠오카·도쿄 등에는 산사태 경계경보가 내려졌다. 산사태로 일가족 4명이 파묻히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도카이도와 규슈 신칸센은 전 구간 운행이 중단됐고, 항공편도 600편 결항됐다.
이같은 피해는 주말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이다. '산산'은 역대급 느림보 태풍인데다, 엄청난 바람과 비를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산산의 이동속도는 시속 10~15㎞로 거의 자전거가 달리는 수준이다. 미야자키현에서는 72시간동안 878㎜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는 8월 한달치 평균 강우량의 1.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오이타현 사에키시와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에서도 1976년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현재 '산산'의 중심 기압은 994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은 초속 23m,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35m로 관측됐다. 상륙 전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70m에 달하던 것보다 다소 누르러진 상태지만 여전히 반경 390㎞ 이내에는 초속 1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산산은 비구름 세력을 유지하면서 열도를 종단할 것으로 보인다.
지진에 태풍까지 덮치자, 일본 내 사재기 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 남부지역은 소매점 80%가 쌀이 품절된 상태다. 또 마트마다 생필품 코너가 텅 비어있는 영상이 SNS에 올라오고 있다. 이에 일본 당국은 "정확한 쌀 재고 상황을 파악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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