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 온다...전쟁까지 겹쳐 '식량 이중위기' 우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0 11: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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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언스플래시)

올 하반기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동 전쟁에 따른 비료·에너지 공급 차질과 맞물려 글로벌 식량위기가 한층 심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기후학자들은 올해 하반기 강한 엘니뇨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기상당국은 10~12월 사이 강한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약 3분의 1로 추정했고, 유럽 기후모델은 이보다 더 강력한 슈퍼 엘니뇨 가능성도 제기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상승하는 현상으로, 2℃ 이상 상승할 경우 극단적인 기상 변화를 유발하는 슈퍼 엘니뇨로 불린다.

문제는 이러한 기후 충격이 이미 불안정해진 공급망과 겹친다는 점이다. 현재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물류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전세계 해상 비료 물동량의 약 3분의 1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비료 가격과 에너지 비용이 급등했고, 이는 곧 농업 생산비 상승과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료 생산은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전문가들은 엘니뇨가 이같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엘니뇨는 가뭄과 강수 패턴 변화를 유발해 주요 곡창지대 생산량을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다. 코코아, 식용유, 쌀, 설탕 등 주요 식품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으며, 커피·바나나·대두 등 열대 작물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인도, 브라질, 호주, 아르헨티나 등 주요 농업국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미 전쟁이 장기화되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경우, 전세계 식량위기 인구가 최대 4500만명 추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도 약 3억1800만명이 식량 불안 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기후와 전쟁이 결합될 경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수준만큼 심각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위기를 단순한 일시적 충격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식량 시스템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한, 에너지 가격과 기후 변화의 영향을 동시에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결합된 상황에서는 식량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탄소중립 전환과 기후 적응 투자 없이는 같은 위기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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