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기도 전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놓고 충돌하면서 중동 전쟁이 2주 휴전 상태인데도 긴장감은 여전하다.
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회담은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이끄는 이란 대표단은 9일 저녁 늦게 협상 장소인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첫번째 의제가 호르무즈 해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8일 '2주 휴전'에 합의할 당시만 해도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한 개방이 전제조건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사뭇 달라졌다. 이란은 통행료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개방하지 않고 있다.
이란의 고위 소식통은 9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하루 15척 이하로만 허용할 것"이라며 "모든 선박의 이동은 이란 당국과 군의 승인을 전제로 한 조건부 허용"이라고 밝혔다. 전쟁 이전 하루 130척 통항하던 해협에서 15척만 통항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해협 내에 갇혀있는 선박은 3000여척에 이른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협 통항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 "만약 그들이 (통행료 부과)를 하고 있다면 지금 중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통행료를 미국과 이란이 공동으로 징수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은 해협 봉쇄가 합의 위반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하는 것이 이합의 위반이라고 판단해 해협을 봉쇄했다는 점에서 '합의 내용'에 대한 해석을 놓고 양측의 입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게다가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합의구역이 아니라며 무차별 공격을 이어가면서 미국과 이란 협상에 재를 뿌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마주하고 있는 오만은 통행료 징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사이드 알마왈리 오만 교통장관은 오만 관영 매체를 통해 "오만은 국제해상 운송협약에 모두 서명했으며 이에 따라 해협 통행에 어떤 수수료도 부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제법에 따르면 인간이 건설한 수에즈운하와 달리, 호르무즈 해협은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통행료를 징수할 수 없다.
이처럼 이란과 미국 그리고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놓고 각기 다른 입장을 드러내면서 11일 양측의 고위급 협상에서 해협의 통항 문제가 어떻게 매듭지어지게 될지 전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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